노원구, 전용 59㎡ 10억원 넘어
강북·도봉구도 실거래 육박…호가는 10억 넘어
"외곽까지 껑충…매물 절벽에도 신고가"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한 아파트 전경. 사진=이송렬 기자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한 아파트 전경. 사진=이송렬 기자

#. 결혼 3년차에 접어든 직장인 신모씨(36)는 최근 뒤늦게 내 집 마련을 위해 서울에서 임장을 다니고 있다. 집값이 워낙 올랐다보니 눈높이를 낮춰 외곽 소형을 알아봤다. 하지만 서울 외곽 서민 주거지라고 일컫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일대를 둘러보고 깜짝 놀랐다. 25평으로 불리는 전용 59㎡ 집값도 10억원을 넘거나 이에 육박해서다. 신 씨는 ‘뉴스에 나오는 집 사는 신혼부부들이 대체 누구냐’는 의심마저 들었다.

서울 대표적 서민 주거지인 노원, 도봉, 강북구 등이 점점 서민들이 넘볼 수 없는 지역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 집값이 전체적으로 상승하면서 외곽지역의 집값이 함께 오르면서다. 집주인 우위 시장이 지속하면서 매물은 나올 생각을 않는데 그나마 나온 매물은 거래되는 족족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서민들과 멀어지는 노도강…전용 59㎡ 10억 넘거나 육박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포레나 노원' 전용 59㎡는 지난 6월7일 10억3000만원(입주권)에 거래됐다. 같은달 5일 9억8000만원보다 5000만원 더 비싸게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노원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 6월 9억8000만원을 기록하면서 10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강북구 작은 면적대는 아직 10억은 넘지 않았지만 9억원은 진작에 넘었다. 호가는 10억원을 넘어 지역 내에서는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송천센트레빌' 전용 59㎡는 지난달 9억7500만원에 손바뀜해 이전 신고가인 9억2800만원보다 5000만원가량 비싸게 팔렸다. 미아동에 있는 '꿈의숲 롯데캐슬'과 '꿈의숲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전용 59㎡도 지난달 각각 9억4000만원, 9억3800만원에 거래됐다.

그나마 도봉구는 아직 저렴한 편이다. 도봉구 창동에 있는 주공19단지 전용 59㎡는 지난달 9억2000만원에 팔려 지난 4월 거래된 9억500만원보다 1500만원 비싸게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마찬가지로 창동에 있는 동아청솔(전용 59㎡ 8억8000만원), 창동주공3단지(전용 59㎡ 8억7800만원) 등은 8억원 후반대 실거래가를 기록했다.

노원구 P공인 중개 대표는 “지난해 8월 이전 노원구는 서민들이 충분히 진입할 수 있는 가격대였는데 불과 1년여 만에 서민들은 쳐다보기도 어려울 만큼 가격이 급등했다”며 “서울 중심지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외곽인 노원까지 가격이 오른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집값이 더 오르지 않겠느냐는 기대 심리와 갈아타기가 어려워지면서 매물이 시장에서 없어진 것도 집값을 밀어 올렸다. 강북구 미아동 한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집값이 계속 오르니 갈아타기를 하려고 했던 사람들도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매물이 없으니 체결되는 거래마다 신고가를 찍고, 신고가가 사실상 기준 가격이 되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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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강북지역 집값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강북지역 집값은 3.89% 뛰었다. 특히 노원구는 6.94% 상승해 강북지역 집값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고, 도봉구(4.65%), 강북구(3.02%)도 3%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중위 매매가격도 큰 폭 올랐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집계한 월간 시계열 통계자료에 따르면 강북지역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지난달 기준 8억9000만원으로 전월(7월)보다 1000만원 더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억5276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억4000만원가량 치솟은 것이다. 중위매매가격은 주태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으로 강북지역 아파트 절반 이상은 8억9000만원을 넘는다는 얘기다.

면적별로 들여다봐도 상승이 가파르다. 리브부동산 기준 소형(전용 60㎡ 이하) 아파트 매매평균가격은 8월 기준 6억3508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억8704만원)보다 1억4804만원(30.39%) 치솟았다. 중소형(전용 60㎡ 초과~전용 85㎡ 이하)은 같은 기간 1억7834만원(24.45%) 오른 9억757만원으로 처음으로 9억원선을 넘었다.

한편 아파트값이 9억원을 넘어갔다는 것은 대출에 제약이 걸린다는 뜻이다.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에서 집을 살 때 집값이 9억원을 넘어가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낮아진다. 9억원 이하는 LTV 40%를 적용받지만 9억~15억원은 LTV 20%가 적용된다. 15억원이 넘어가면 아예 대출이 나오질 않는다. 대출을 일으켜 집을 구해야 할 서민들이 다가가기 더 어려워졌단 의미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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