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6가구 대단지인 서울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는 현재 거래 가능한 매물이 하나도 없다. 지난 4월 네 건이 손바뀜해 반짝 활기를 띠다가 지난달부터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인근 우성1·2·3차(1842가구)는 6월 이후 거래가 끊겼다.

씨마른 서울 아파트 매물…팔리면 '신고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다.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하면서 수급 불균형에 따른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는 2019건으로, 7월(4667건)보다 57% 감소했다. 아직 등록 신고 기한(계약 후 30일)이 남았지만 연중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7월까지 월평균 거래량(4376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6월 이후 양도소득세가 중과되고 있는 데다 집값 상승 기대는 여전해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7·10 부동산 대책’에 따라 올 6월부터 규제지역 내 2주택자의 양도세율은 최대 62%(3주택자는 72%)로 높아졌다. 게다가 재건축 규제 등으로 서울의 새 아파트 공급은 계속 줄고 있다.

거래절벽 속에 신고가 매매가 속출하고 있다. 집값 상승에 불안해하는 수요자가 매수로 돌아서고 있어서다. 잠원동 신반포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34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직전 최고가(31억7000만원)보다 3억원 가까이 올랐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석 달 새 체감 거래량이 5분의 1로 급감했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은 이상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거래 침체 속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양도세 중과 이후 유주택자 사이에서 ‘특정 가격 밑으로는 안 판다’는 인식이 강해졌다”며 “아파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다섯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21% 올라 8월 첫째주(0.20%) 이후 5주 연속 0.2%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신연수/이혜인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