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캐슬 르웨스트 분양홍보관 인근 현장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 사진=이송렬 기자.
롯데캐슬 르웨스트 분양홍보관 인근 현장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 사진=이송렬 기자.
"전용 111㎡ RRR(로열동·로열층·로얄라인) 분양권에 웃돈(프리미엄)이 2억원까지 붙었습니다. 이 면적대는 13가구 밖엔 없는데 몇 명이나 팔려고 하겠어요? 나중에 오를 것 생각하면 이 가격도 쌉니다."(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롯데캐슬 르웨스트' 계약이 진행되는 모델하우스 현장. 쏟아지는 빗 속에서도 '떴다방'으로 추정되는 부동산 관계자들과 웃돈을 받고 팔려는 사람들이 뒤엉켰다. 기자가 우산을 쓰고 주차장을 서성인 지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부동산 관계자가 다가와 "몇 동 몇 호 당첨 되셨어요? (웃돈은) 얼마 생각하고 있으신데요?"라고 물어왔다.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서울에서 인기 있는 마곡지역에서 청약통장이 필요없이 당첨이 가능한 주거상품으로 알려지면서 57만명이 넘는 청약자들이 몰렸다. 이러한 열기는 당첨자를 발표한 이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이어졌다. 계약즉시 전매가 가능하다보니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 이 둘을 연결해주려는 사람들이 몰려드는 진풍경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1000만원대부터 2억원까지…면적대별로 웃돈도 ‘다양’

양재동 현장에 차려진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롯데캐슬 르웨스트의 웃돈은 면적대별로 다양하게 형성됐다. 전용면적별로 △49㎡는 1000만원대 △63~74㎡는 3000만원대 △84~88㎡는 6000만~8000만원 △100~111㎡는 1억~2억원대 등이다. 현장에 있는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 111㎡ RR(로열동·로열층) 물건을 가지고 있는데 매도인이 최소 1억7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웃돈을 생각하고 있다며 "향후 마곡 집값 등을 고려하면 (웃돈 2억원을) 부르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날씨 탓에 웃돈이 덜 붙었다고 설명하는 관계자도 있었다.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폭우가 쏟아지다 보니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도 자신들이 들고 있는 매물을 빨리 넘기고 가려는 움직임이 많다"며 "계약 마지막 날에는 매물이 더 줄어드는 만큼 그나마 싸게 넘길 때 사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이런 분위기는 하루이틀이 아니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현장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당첨자가 발표된 직후 부동산으로 문의 전화가 계속왔다"며 "현장에서는 현장 나름대로 문의가 많아 정신이 없었고, 현장에 나오지 않은 날에도 부동산으로 찾아와 롯데캐슬 르웨스트에 관해 묻고 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서도 롯데캐슬 르웨스트에 대한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롯데캐슬 르웨스트 당첨자들에게 웃돈을 높게 쳐서 팔아주겠다는 단체대화방이 넘쳐나고 있다. 관심 있는 매수인들이 웃돈을 묻는 글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롯데캐슬 르웨스트 분양홍보관 전경 사진=이송렬 기자
롯데캐슬 르웨스트 분양홍보관 전경 사진=이송렬 기자

"웃돈이 2억? 너무 과하다" 지적도

이런 분위기는 청약 경쟁률이 발표부터 조짐이 있었다. 지난달 25~27일 진행된 청약에서 876가구 모집에 57만5950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657대 1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이번 롯데캐슬 르웨스트 분위기가 너무 과열됐다고 지적한다. 이 단지는 일반적인 아파트나 오피스텔이 아닌 '생활형 숙박시설'(생숙)이어서다. 생숙은 최근 부동산 투자상품으로 떠올랐지만 단점이나 위험부담도 많다. 장점으로는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이 아닌 점이 꼽힌다. 청약 통장도 필요 없고, 당첨되면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

반면 생숙은 숙박시설이다보니 제한도 있다. 올해 초 정부는 생숙에 대해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없고 숙박업 신고가 필요한 시설임을 명확히 했다. 주거목적으로 사용하면 이행강제금 등을 내야 한다. 하지만 분양 현장 일부 관계자는 "투자한 이후 들어가서 살면 되는데 무슨 걱정이냐"며 허위 광고를 하기도 했다.

마곡동 A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청약한 사람들은 숙박업 신고에는 관심이 없다"며 "전매 제한이 없어 웃돈을 주고 팔 수 있다는 투자처로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활형 숙박시설은 숙박업이기 때문에 인허가를 받으려면 위탁업체가 있어야 하고, 위탁업체를 선정하면 그때부터는 운영권이 업체에 넘어간다"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고 있어 위탁업체가 제시하는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롯데캐슬 르웨스트가 유망하다는 소문만 듣고 덜컥 당첨돼 연락이 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생숙이라는 개념 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당첨됐다"며 "일반인들이 계속 가져가기에는 부담이 있고, 웃돈을 받고 파는 식으로 수익을 내야한다"고 전했다. 이어 "전문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일반 투자자들이 상품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보유했다가 신고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캐슬 르웨스트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롯데캐슬 르웨스트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한편 롯데캐슬 르웨스트의 정당계약은 1일 오후 6시 마감한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이다. 당첨자는 계약금(10%) 중 1차 계약금 1000만원을 지정된 분양대금 납부계좌에 계약자의 동호수와 성명을 기재해 무통장 입금해야 한다. 계약 체결 시 무통장 입금영수증을 제출하면 된다. 2차 계약금은 계약 체결 후 1개월 이내에 납부하면 된다.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의 첫 분양 사업이다. 복합단지는 서울 최대 규모로 연면적은 약 82만㎡다. 코엑스의 2배다. 총 3개 블록(CP1·CP2·CP3-1~2)에 생활형 숙박시설, 컨벤션센터, 호텔, 문화 및 집회 시설, 판매시설, 업무시설 등이 들어선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