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0일 신규택지 14만호 공급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정부가 이들 지역에 대한 3중의 투기 조사를 했음에도 공직자 가족을 통한 차명거래나 국회의원 등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의왕·군포·안산, 화성 진안 등 수도권과 세종 등 신규택지 10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들 택지는 원래 2·4 대책에서 윤곽이 제시되고 그 후속대책으로 상반기에 구체적인 입지가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3~4개월 연기됐다.

3월 초유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 사건이 터지면서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 추진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원래 정부는 2·4 대책에서 25만호 택지를 발표하기로 하고 이후 일부를 공개했지만 남은 13만1천호는 공직자 투기 조사 이후로 공개시점을 미뤘다.

13만1천호에다 내친김에 9천호를 더한 14만호는 공직자 투기조사, 실거래조사, 경찰 수사 등 3중의 확인 절차를 거쳤다.

이 결과 14만호 신규택지 모두 공직자 투기 혐의는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공직자 투기조사는 국토부와 LH, 경기도시공사, 인천도시공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신규택지 내 토지소유 현황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국토부 직원 2명의 신규택지 내 토지 소유가 확인됐지만 한명은 1989년 상속으로 취득했고 한명은 2018년 자경을 위해 농지(605㎡)를 사 농사를 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LH 직원 한명이 2013년에 신규택지 내 토지를 샀지만 취득시기나 목적 등을 고려했을 때 투기 혐의점은 드러나지 않았다.

나머지 경기도시공사나 인천도시공사 직원 중 해당 택지 토지를 보유한 직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거래조사는 2018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신규택지와 그 주변지에서 일어난 거래 3만2천건 중 미성년자의 매수, 외지인·법인의 지분 쪼개기, 동일인의 수회 매수, 매수 후 1년 내 매도 반복 등 이상거래 1천46건을 선별해 진행했다.

이 결과 229건의 불법 의심사례가 발견됐다.

명의신탁 의심 등은 5건으로 국토부는 이를 경찰에 통보했다.

편법증여 의심 사례 30건은 국세청에 넘겼고 대출용도 외 유용 의심 사례 4건은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올해 7~8월 이뤄진 거래와 거래당사자의 소명절차가 진행 중인 311건은 계속 조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신규택지 내 1만1천개 필지를 조사, 농지법 위반 의심사례 66건을 선별해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이중 49건은 공소시효 도과나 무혐의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17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은 자경을 이유로 땅을 샀지만 거주지와 매입 필지 간 거리가 100㎞ 이상 떨어져 직접 경작이 어려울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3중 조사에도 불구하고 과연 이들 토지의 공직자 투기 혐의에 대한 완벽한 확인이 됐느냐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우선 공직자에 대한 조사도 국토부와 LH, 지방공사에만 국한됐다.

국회의원이나 지자체 공무원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반쪽 조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직자 땅투기 의혹 사건은 LH 사태로 촉발됐으나 지금으로선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에서 더 큰 파문을 낳고 있다.

LH 직원의 조사에서 전직 임직원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LH 사태 이후 LH 임직원 중 퇴사한 이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공직자 본인만 조사 대상으로 했기에 친인척을 통한 차명거래나 미공개 내부 정보 이용 등 더욱 중한 사안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지 못했다.

국토부는 "신규택지는 보안사항으로 입지 발표 전에는 미공개 정보 이용행위 등에 대한 조사나 수사에는 한계가 있다"며 "신규택지 입지 발표 이후에는 이번 투기조사 결과를 포함해 미공개 내부정보 이용 등 위법사항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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