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 고층 아파트와 빌딩들로 가득 메워진 서울시 안에서도 ‘곡창지대’를 찾아볼 수 있었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이 곳에서 재배되던 ‘벼’들은 겸손하게 고개를 숙였고, 노랑빛으로 물든 황금벌판은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서울에서 발전과 성장을 거듭하며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이룬 ‘마곡지구’ 이야기다.
상전벽해 꿈꾸는 '마곡지구', 목동 뛰어 넘을 채비
과거, 마곡지구는 서울의 ‘마지막 미(米)개척지’이자 ‘마지막 곡창지대’, ‘마지막 금싸라기땅(노른자땅)’이라 불릴 정도로 시골의 이미지가 강했으며 한편으로는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큰 곳이었다.

2007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돼 개발이 순차적으로 이뤄졌고, 2016년 전후로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LG를 비롯한 코오롱, 이랜드, 넥센타이어 등 수많은 대기업들이 이 곳에 터를 잡았고, 중견기업들의 입주도 빠르게 이뤄졌다. 또, 이 무렵 아파트들의 입주도 대부분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자족형복합도시의 면모를 서서히 갖춰 나갔다.

이러한 마곡지구의 개발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오랜 기간 지지부진하던 마이스복합단지 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서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다.

롯데건설은 이미 서울 최대 규모 마이스복합단지 ‘르웨스트’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 5월 착공에 들어가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이 곳의 대지면적의 약 8만2,724㎡로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의 9배에 달한다. 또, 연면적은 약 82만㎡로 코엑스의 2배 규모다. 총 3개 블록(CP1·CP2·CP3-1~2)에 개발되며 생활숙박시설, 컨벤션센터, 호텔, 문화 및 집회시설, 판매시설, 업무시설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우선적으로 생활숙박시설 ‘롯데캐슬 르웨스트’의 분양을 나섰다. 단지는 지하 6층~지상 15층, 5개 동, 전용면적 49~111㎡ 총 876실 규모로 건립된다.

이처럼, 마이스복합단지의 개발이 현실화되면서 마곡지구 부동산시장이 다시 한번 술렁이고 있다. 마곡지구 내 아파트들이 잇따라 신고가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마곡 마이스복합단지 주변에 위치한 ‘마곡엠밸리 7단지’ 전용면적 84.91㎡는 지난 7월에 14억9,500만원(1층)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마곡 힐스테이트’ 전용 84.89㎡도 같은달 14억9,500만원(9층)에 새주인을 맞이하며 신고가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앞으로도 마곡지구의 부동산 가격은 상승곡선을 보일 전망이다. 굵직한 개발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국가로봇테스트필드’ 혁신 사업을 '마곡R&D산업단지'로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 사업은 서비스 로봇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혁신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 강서구는 통합신청사 건립을 위해 2만256㎡에 달하는 부지를 매입했다. 이 곳은 구청사와 구의회, 보건소, 편의시설이 공존하는 통합청사로 개발된다.

업계 관계자는 “마곡지구는 대한민국 4차산업을 주도해나갈 ‘서울판 실리콘밸리’로 거듭나게 된다” 면서 “현재, 기업체의 입주가 계속되고 있는데다가 굵직한 개발호재가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으므로 부동산시장 상승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