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작년의 절반 이하로 급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예정됐던 서울 아파트 공급 4만2400가구 중 절반가량은 연내 분양이 불투명하다. 정부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에 나서고 있지만 서울 물량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말까지 8842가구, 내년 2만463가구로 집계됐다. 내년에는 올해 물량 3만1211가구에 비해 34.4% 감소하는 셈이다. 4만9359가구에 달했던 작년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분양이 지연되는 사업장이 잇따르고 있어 입주 물량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을 예정했던 4만2400가구(총가구 수 기준) 가운데 아직 시기를 못 정한 물량은 2만2900가구다. 분양가 규제 등으로 강동구 둔촌주공(1만2032가구), 서초구 방배동 방배6구역(1131가구) 등 대형 단지의 연내 분양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 공급난은 이번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연이은 규제로 재건축사업을 막은 결과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서울 민간분양 인허가 물량은 5만522가구로 2010년(4만2102가구) 후 가장 적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5년(9만6651가구)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3만3000여 가구다.

올 상반기 서울에서 공사를 시작한 아파트도 1만2300여 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5% 쪼그라들었다. 최근 5년 평균 대비 35.7% 줄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뒤늦게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입주까지는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그나마 서울 물량이 적어 집값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달 서울의 주택 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0.60% 올라 전월(0.49%)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작년 6월 이후 14개월 연속 상승세이자 지난해 7월(0.71%) 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