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인 서울 용산구 이촌동 코오롱아파트 전경.  은정진 기자
최근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인 서울 용산구 이촌동 코오롱아파트 전경. 은정진 기자
최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일대에 리모델링 바람이 불면서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강촌·한가람아파트가 리모델링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잠잠했던 한강대우까지 최근 리모델링 사업 추진 의사를 내비쳐 거래가 늘고 있다. 이들 단지는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이촌동 일대가 향후 강북의 고급 주거단지로 변모할 것이란 기대감이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맨션과 코오롱, 리모델링 ‘순풍’

한강 가까운 이촌동, 리모델링 타고 가격 '껑충'
한강과 인접한 이촌동 일대 리모델링 바람을 이끌고 있는 이촌 현대맨션은 지난 6월 이주에 나섰다. 1974년 지어진 이 단지는 2006년 조합을 설립해 용산구 내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한 단지다. 기존 653가구에서 3개 별동을 더 지어 총 750가구의 ‘이촌 르엘’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 146㎡는 6월 2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3월(19억2000만원)에 비해 2억3000만원가량 올랐다. 호가는 22억~24억원에 형성돼 있다. 이촌동 H공인 관계자는 “거래가 뜸하다가 6월 이주가 확정되면서 일부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며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수요자 문의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이촌 코오롱아파트(834가구)도 지난 12일 용산구로부터 리모델링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앞서 리모델링 조합설립 신청 기준인 주민 동의율 66.7%를 넘어 지난달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했었다. 리모델링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다음달께 주민총회를 열어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내고 안전진단도 준비할 계획이다. 이 아파트 전용 59㎡ 호가는 18억원으로 3월 매매가(16억원)보다 2억원 올랐다. 이촌동 P공인 관계자는 “조합설립 인가 이후부터 매물이 잠기고 가격이 오를 거란 얘기가 나오면서 호가가 뛰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동의서 받는 한강대우 거래 늘어

이촌 코오롱과 통합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있는 강촌아파트(1001가구)도 주민 동의율 66.7%를 달성했다. 다음달 초 조합 창립총회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 전용 106㎡는 5월 20억원에 거래된 이후 호가는 25억원을 웃돈다. 한가람아파트(2036가구)도 석 달 만에 주민 동의율 60%를 넘겼다.

이촌동 일대 리모델링 붐을 타고 한강대우(834가구)도 뒤늦게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3일 사업설명회를 마치고 주민 동의서를 받기 시작했다. 최근 동의율은 35%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 전용 134㎡는 지난달 24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5월(23억원)에 거래된 것보다 2억원가량 올랐다. 5월까지 거래가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6월부터 리모델링 호재로 매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아파트 빅데이터 제공업체인 아실에 따르면 6월 이후 최근까지 이촌동 내 아파트 매매 거래량 가운데 한강대우가 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촌대우 리모델링 추진위 관계자는 “다른 단지들보다 출발이 늦은 만큼 주민들 사이에 서둘러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다음달 초까진 동의율을 채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한강변 재건축 단지들도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한강맨션은 주민 공감을 마치고 사업 시행계획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 단지는 기존 660가구를 헐고 새로 1450가구를 짓게 된다. 한강맨션 인근 한강삼익(252가구)은 지난해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