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빅데이터로 저평가 지역·단지, 매매 타이밍 알려드립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드론 증강현실(AR) 등과 결합한 플랫폼 형태의 부동산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거·오피스 공유 서비스와 부동산 관리 서비스, 콘테크(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건설), 스마트홈, 인테리어 등 분야도 다양하다. 이들 기업과 새로운 부동산 서비스 산업은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프롭테크(proptech)’로 불린다. 국내 유망 프롭테크 기업들의 계획과 비전을 들어봤다.

“최대 4년 뒤 아파트 가격을 전망하고 개별 아파트의 투자 점수를 산정해 최적의 매매 타이밍을 제시해줍니다. 부동산뿐 아니라 주식, 연금 등 안정적인 자산 배분 전략을 제시합니다.”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사진)는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빅데이터와 AI 기반의 부동산 정보 서비스 ‘리치고’는 고평가·저평가 지역과 단지를 알려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부동산뿐 아니라 최근 주식 관련 서비스도 선보이는 등 금융자산관리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한양대 수학과와 미국 유타주립대 컴퓨터사이언스과를 졸업한 그는 2001년 귀국해 미국계 반도체 장비업체 피케이엘, HSBC은행, 피플라이프(보험사) 등에서 근무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김 대표는 자산가들이 최종적으로는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김 대표는 2011년부터 4년간 수많은 강의를 들으며 부동산 지식 쌓기에 나섰다. 하지만 내로라하는 전문가들도 가장 중요한 투자 타이밍과 지역 선정과 관련해선 주먹구구식으로 설명한다는 것을 알았다. 데이터에 기반한 부동산 분석 툴을 개발하기로 결심하고 리치고를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온 이유다.

그는 2019년 ‘데이터는 답을 알고 있다’는 의미에서 따온 법인 데이터노우즈를 설립했다. 그해 11월 리치고 웹서비스를 시작했다. 리치고는 전·월세 가격, 구매력지수(소득), 일자리, 물가지수, 인구 변화, 미분양, 입주 물량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다. 이 중 전세, 물가, 소득과 비교해 특정 아파트 가격이 높은지 낮은지를 판단하는 지수도 개발했다. 김 대표는 “2004년부터 18년간의 각종 데이터를 토대로 AI 기술을 적용한 ‘리치고 미래가격 예측 모델’의 적중률이 최근 74%까지 높아졌다”며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적중률은 계속 올라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아파트 가격을 예측할 때 가장 어려운 변수로 ‘투자 열풍’과 ‘정부 규제’를 꼽았다. 그는 “100% 완벽한 미래 예측은 불가능하다”면서도 “개인과 기업, 정부가 빅데이터에 근거해 의사를 결정하면 시장 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최근 AI 역량을 자본시장에 적용한 ‘리치고 주식서비스’도 출시했다. 워런 버핏 등 미국 월가 투자 전문가들의 전략을 검증해 이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 투자하는 서비스도 넣었다. 다음달께 40억원대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자회사인 리치고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내년 초 투자자문업 등록도 할 계획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