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규모 주택 공급을 위해 서울 사대문 안 등 강북 도심을 중심으로 고밀도 복합개발을 추진한다. 용적률·고도 제한 등 규제를 풀어 공공 소유 부지에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직주근접형 주택을 우선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공급되는 주택은 최대 수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16일 “서울 사대문 안을 중심으로 오피스와 주거시설이 복합된 고밀도 개발을 추진하려 한다”며 “해당 자치구 및 서울시의회와 부지를 물색 중이며 조만간 서울시와도 관련 규제 완화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소유 부지 및 사업성이 떨어지는 저층·노후 주거지, 준공업지역 등을 공공이 주도해 고밀도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8·4 대책과 올해 2·4 대책에 포함된 주택 공급 확대 방안과는 별개로 새롭게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지난달 말 조응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를 단장으로 한 ‘주택공급확대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민주당 주택공급TF는 국토교통부와 국무조정실 관계자로 구성된 관계부처 TF, 서울시의회 TF 등과 함께 주택 공급 대책을 논의 중이다.

민주당이 서울에서도 사대문 안 도심을 주택 공급 대상으로 꼽은 건 주택 실수요자인 청년·신혼부부 등 2030세대의 직주근접 취지에 가장 부합하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 도심은 지난 10년간 박원순 시장 체제에서 개발이 제대로 안 돼 주택과 건물 등의 노후화가 심각하고 인구도 많이 줄었다”며 “‘도심 공동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주거시설이 포함된 고밀도 개발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 사대문 안은 ‘역사도심’으로 지정돼 상업지역도 용적률이 최대 800%로 묶여 있다. 최고 90m의 고도 제한 규제도 받고 있다. 서울 도심의 용적률은 평균 260% 수준으로 1000%가 넘는 미국 뉴욕 맨해튼과 일본 도쿄 롯폰기힐스에 비해 공간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서울 도심 개발을 오세훈 시장과의 협치 모델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도심 고밀도 개발과 관련한 국가 차원의 규제는 상당수 풀린 만큼 서울시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오 시장이 도심 개발에 공감하면 사업화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오형주/신연수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