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1억원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외곽 지역 상승세가 가팔랐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의 경우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상승 금액은 컸다.

8일 국민은행의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6월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4283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10억4299만원) 이후 6개월 만에 1억원 가까이(9984만원) 올랐다. 상승률은 9.7%에 달했다.

도봉·노원·동작·구로 등 서울 외곽 지역에서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기준으로 올 상반기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크게 뛴 지역은 도봉구로 6개월 동안 평균 17.5% 상승했다. 창동역 일대 복합개발 계획에 따른 기대감으로 재건축·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올랐다. 이어 노원구(16.1%), 동작구(12.9%), 구로구(11.7%), 강동구(11.4%) 등의 순이었다. 노원구는 서울시가 4월 말 재건축 과열 우려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할 당시 상계·중계동 등이 이 규제를 비껴가면서 반사 이익으로 집값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전용면적 85㎡ 아파트값을 기준으로 보면 강남구가 평균 19억8922만원으로 20억원에 근접하며 가장 높았다. 서초구(17억6696만원), 송파구(14억4778만원)가 뒤를 이으며 강남3구가 1∼3위를 차지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수요자들이 중저가·재건축 단지로 몰리며 외곽 지역 강세가 이어진 것”이라며 “정부 규제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강남 고가 아파트값도 올랐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