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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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동산시장의 불안 해소가 전제되지 않으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집값의 10%가량만 내면 집을 소유할 수 있는 파격적인 공공분양 아파트인 ‘누구나집’은 연내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노 장관은 5일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한 유형으로 누구나집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공모를 거쳐 연내 시범사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누구나집은 안정적인 소득원은 있지만 당장 집을 마련할 목돈이 없는 무주택자, 청년, 신혼부부 등을 위한 제도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집값의 6~16%를 지급한 뒤 10년간 시세의 80~85% 수준의 임차료를 내며 거주하고, 입주할 때 미리 확정된 집값으로 분양받는다. 인천 검단, 경기 안산 반월·시화, 화성 능동, 의왕 초평, 파주 운정, 시흥 시화 등 6개 지역 1만785가구가 시범사업 대상이다. 노 장관은 “경기지역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누구나집 공급 의사를 밝혀왔다”며 “공모를 위한 세부 기준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력하게 요구한 재건축 안전진단 등 정비사업 규제 풀기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노 장관은 “민간이든 공공이든 개발이익을 특정인 등이 독점해서는 안 된다”며 “시장이 안정된 뒤 규제 완화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2·4 공급 대책’과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달 첫 사전청약이 진행되는 인천 계양과 경기 남양주 진접은 전용면적 59㎡ 분양가가 3억원대 중반으로 정해졌다.

노형욱 "3기신도시 사전청약분 주변시세 60~80%로 공급"
집값 이상급등…추격매수 주의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을 주변 시세의 최대 80% 수준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요자들은 풍부한 유동성으로 집값이 이상 급등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무리한 추격 매수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 장관은 “주택시장의 공급부족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며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을 위해 3기 신도시 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60~80%로 정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달부터 연말까지 네 차례에 걸쳐 인천 계양 등 수도권 3기 신도시와 주요 택지에서 공공분양 아파트 3만200가구의 사전청약을 진행한다. 인천 계양은 전용면적 59㎡가 3억5000만원, 전용 74㎡는 4억5000만원에 공급된다. 경기 남양주 진접은 전용 59㎡가 3억5000만원, 전용 74㎡는 4억원에 나온다. 성남 복정 전용 51㎡는 6억원, 전용 59㎡는 7억원에 청약을 받는다. 의왕 청계2는 전용 55㎡가 5억원, 위례 신혼희망타운은 전용 55㎡가 5억9000만원으로 분양가가 정해졌다.

노 장관은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가격 불안은 거시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진단했다. 시장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무리한 갭투자와 추격매수를 자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노 장관은 “2~3년 후 지금과 정반대의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무리한 대출 등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을 했다가 집을 처분할 때 힘든 상황에 부딪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김포 검단신도시 광역교통 개선대책을 내놓은 노 장관은 다른 2기 신도시에 대해서도 교통개선 대책을 검토하기로 했다. 필요한 경우 특별대책지구로 지정해서 김포 검단신도시 수준으로 광역교통 개선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상습 정체 구간인 경부고속도로 동탄∼강남 구간은 지하화를 검토한다. 그는 “동탄∼강남 약 30㎞ 구간은 만성적 차량정체 구간으로, 도로용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상도로는 그대로 유지하고 그 하부에 지하도로를 신설하는 입체적 확장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유정/장현주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