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17% 상승' 정부 통계 반박하며 "79% 올랐다"…KB 통계로는 75%
경실련 조사 표본세대수, 정부·KB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아
정부조사는 국토부 등록 실거래가 기준…KB는 실거래가 없으면 주변시세 감안
[팩트체크]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조사기관 따라 큰 차이 왜?

"17% 올랐다는 것은 혹시 71%를 거꾸로 쓴 것 아닌가?"
2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현 정부 4년 서울 아파트 시세변동 분석결과' 발표 소식을 다룬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17%는 경실련이 왜곡된 정부 통계로 지목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로, 댓글 역시 이 수치가 실제 부동산 시장과 괴리가 크다는 점을 비꼰 것이다.

경실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토교통부는 서울 아파트값이 2017년 5월(문재인 정부 출범 시기)부터 2020년 5월까지 14%, 2020년 12월까지 17% 올랐다고 주장한다"며 "서울 아파트값이 현 정부 임기 4년 동안 폭등했지만, 국토부는 왜곡된 통계를 제시하며 자신들의 통계만 정확하다는 주장을 계속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이 자체 분석한 2017년 5월∼2021년 1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79%이고, 2017년 5월부터 2021년 5월까지로 더 길게 잡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상승률이 93%로 높아져, 서울아파트 값이 현 정부 임기 중 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2017년 5월∼2021년 1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75% 상승했다.

즉, 경실련과 KB 집계에 따른 서울아파트값 상승률은 큰 차이가 없는데 비해, 정부 통계와 비교하면 최대 4배 넘게 차이가 난다.

거의 비슷한 기간 서울 아파트를 대상으로 집계한 통계가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팩트체크]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조사기관 따라 큰 차이 왜?

◇정부통계 근거 제공하는 한국부동산원, 서울아파트 2천700호 국토부 실거래가로 분석
이러한 차이는 기관마다 주택가격 조사 방식이 다른 데서 비롯한다고 볼 수 있다.

경실련이 지목한 정부 통계는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가격동향조사 수치다.

한국부동산원은 주택법 시행령 제91조에 따라 국토부로부터 주택거래 관련 정보체계 구축·운용 및 주택가격 동향조사 업무를 위탁받은 기관으로 주·월간 전국 주택가격동향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가격 동향 조사 방식을 민간기관인 KB와 비교하면, 우선 조사 대상 표본 크기가 KB보다 작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조사 대상 표본 수는 전국 2만8천360호로, 아파트가 1만7천190호, 연립·다세대 주택이 6천350호, 단독 주택이 4천820호다.

이중 '서울아파트' 표본은 2천700호 정도다.

각 지역 아파트 재고량에 비례해 표본을 추출한다는 게 한국부동산원의 설명이다.

KB의 월간 주택가격동향 조사 표본 수는 지난 5월 기준 전체 3만6천300호로 한국부동산원 표본 수의 1.3배 정도에 달한다.

이중 아파트가 3만1천800호, 연립 주택이 2천호, 단독 주택이 2천500호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는 6천750호로 한국부동산원 표본 수의 2.5배 수준이다.

두 기관이 기준으로 삼는 주택 가격과 산출·입력하는 방식도 다르다.

한국부동산원은 감정평가사 등으로 구성된 조사 담당 직원들이 국토부에 등록된 실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주택 가격을 산출한다.

거래당사자의 실거래가 신고(국토부)는 현행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계약(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하도록 돼 있어 실제 시장에 형성된 주택가격과 국토부 실거래가 사이에는 최대 한 달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KB는 부동산 공인중개사가 입력한 실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하며,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주택에 대해서는 주변 시세를 감안해 거래 가능한 금액을 입력해 산정한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표본 수에 차이가 있고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하다보니 시장 상황 반영이 조금 늦어지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KB의 경우 중개사분들이 가격을 입력하고, 지수 산정 방식에도 차이가 있는데 KB 방식에 약간 상향 편의(上向偏倚·통계수치 등이 더 높은 쪽으로 오차나 편차가 나타나는 현상)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서울 25개구 주요단지 11만5천세대 KB시세로 분석
[팩트체크]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조사기관 따라 큰 차이 왜?

그렇다면 경실련은 어떤 방식으로 조사해 지난 4년간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률이 79%라는 결과를 도출했을까?
경실련은 서울 시내 25개 구별로 각각 3개 아파트 단지를 선정해 총 75개 단지 11만5천 세대의 시세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즉, 조사 대상 표본이 11만5천 세대여서 타 조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3개 아파트 단지는 '1천세대 내외의 대규모 아파트' 혹은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를 산정하기 위해 기준으로 삼는 아파트(표준지 아파트)'라는 기준을 우선 적용했다.

이 밖에는 일대 평균 아파트 가격 등을 고려해 해당 지역을 대표할 만한 아파트 단지로 선정했다고 경실련은 밝혔다.

경실련이 이러한 기준에 따라 지역별로 선정한 아파트는 이른바 '강남 3구'에서 ▲도곡렉슬(강남) ▲압구정신현대(강남) ▲은마(강남) ▲래미안 퍼스티지(서초) ▲삼풍(서초) ▲반포주공1단지(서초) ▲잠실엘스(송파) ▲레이크팰리스(송파) ▲올림픽선수촌(송파) 등이다.

최근 강북에서 아파트 가격이 대폭 상승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에서는 ▲공덕래미안2단지(마포) ▲상암월드컵7단지(마포) ▲성산시영(마포) ▲신동아아파트(용산) ▲건영한가람(용산) ▲한강대우(용산) ▲성동 롯데캐슬파크(성동) ▲성수 쌍용(성동) ▲왕십리 텐즈힐1(성동) 등이 꼽혔다.

그리고 경실련은 KB시세 기준으로 이들 주택 가격 상승률을 계산했다.

경실련과 KB가 집계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비슷한 이유다.

아울러 경실련이 분석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KB 수치를 다소 상회하는 것은 거래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 대규모 단지 아파트가 우선 포함된 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실련은 이러한 분석 방식이 실제 부동산 시장 상황을 더 정확하게 보여준다면서, 지난 4년간 서울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10%대에 머무른다는 정부 통계는 현실과 큰 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정택수 팀장은 "부동산 시황을 제대로 반영한 통계로 국민들이 정확히 판단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정부 통계는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부동산원은 조사 대상 표본 수를 주간 기준 3배 이상 늘리는 등 통계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며, 이르면 내달 중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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