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 보합 포함하면 104주째 상승
임대차 3법·세제 강화·공급부족 등 영향
전문가들 "단기간 공급 늘리기 어렵다" 한 목소리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임대차 3법과 부동산 세제 강화로 시장에는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공급도 충분하지 않아서다. 여기에 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도 시장에 부담이다.

전셋값 상승세는 강남부터 외곽까지 지역을 막론하고 나타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10일 23억원에 전세 예약이 체결됐다. 2년 전 같은 평형은 12억~12억5000만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두배가량 올랐다.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롯데우성 전용 115㎡는 지난 2일 9억원에 전세거래가 체결됐다. 2년 전 같은 면적의 전셋값은 6억~6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102주 연속 오른 서울 아파트 전셋값…줄어드는 전세 매물
23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2019년 7월 첫째주(1일)부터 지난주까지 102주 간 한 주도 쉬지 않고 계속 올랐다. 2019년 6월 셋째·넷째주 0.00%로 보합권을 기록한 것까지 더하면 104주(2년) 동안 계속 상승한 셈이다.

전세 가격 불안 심리는 가격 선행 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전월보다 8.9포인트 오른 108.1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이 지수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142.6)을 기록한 이후 지난달 99.2까지 하향 안정되다 지난달 다시 반등을 시작한 것이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앞으로 전세 가격이 오른다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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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상승에 전세난도 심화하고 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에 비해 수요가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는 지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기 시작한 2019년 7월 첫째주(1일) 79.0였던 전세수급지수는 같은 해 10월 넷째 주(28일) 처음으로 100.3을 기록해 수요 우위 시장으로 전환했다. 2019년 10월 넷째주(28일)부터 시작된 수요 우위 시장은 지난주(14일 기준)까지 86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전세 거래 건수도 눈에 띄게 감소하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019년 평균 전세거래건수는 1만843건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평균 1만887건이었지만 올해 6월까지는 총 8059건으로 1만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지난 3월 1만316건이었던 전세 거래는 △4월 7749건 △5월 7464건 △6월 3464건으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하반기 전세난 지속"…이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하반기에도 전세값 상승에 따른 전세난이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102주째 오른 서울 아파트 전셋값…"하반기에 더 오른다"

먼저 지난해 시행된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2법에 이어 전월세신고제까지 시행되면서다.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법이 역설적으로 전세난을 심화시켰다는 설명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주택에 2년 더 사는 세입자가 늘면서 전세 물량이 크게 줄었고, 2년 동안 5% 안에서 보증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집주인들은 미리 보증금을 올려 받았다. 정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전월세신고제가 과세 기준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소식에 임대인은 전셋값을 올리거나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추세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하반기에도 전세난은 지속돼 적어도 내년 여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강화된 부동산 세제도 전세난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이달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작됐다. 1주택자 종부세 기본 세율은 0.6~3.0%로, 다주택자는 최고 6%로 상향됐다. 양도세율도 1년 미만 단기 보유자는 70%까지 강화되고 조정대상지역의 3주택자 이상은 양도차익에 최대 75%까지 세금이 매겨진다. 사실상 매물 유도 요인이 사라졌다. 서대문구 K공인 중개 대표는 "12월 종부세 납부 시점까지는 매물 잠김 현상이 지속되면서 매맷값과 전셋값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도 문제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하반기(7~12월) 서울 아파트 공급 물량은 1만2802가구다. 상반기 1만2140가구보다는 소폭 늘어났지만 지난해 하반기 1만7182가구보다는 25.49% 줄어든 수준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실장은 "2019년 이후 전세물량이 전체적으로 줄고 있다"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입주 물량이 많지만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를 바꾸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가계 빚 급증과 인플레이션 압박 등 제로금리 부작용이 커면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내놓은 '2021년 주택시장 전망' 자료에 따르면 전셋값은 금리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선 주산연 책임연구원은 "전세는 매매와 달리 금리 변화에 따른 영향이 컸다"며 "금리가 세입자의 기회비용과 전월세 전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임대시장 특성 때문"이라고 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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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 해결책 들어보니
전세난 해결을 위한 가장 쉬운 방법으로 전세 공급을 늘려주면 된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심교언 교수는 "전세 공급을 늘리는 방법으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월세를 전세로 돌릴 수 있도록 하면 된다"며 "한시적으로 월세를 전세로 돌리면 금융혜택을 주는 방식을 택하면 그렇게 하려고 하는 집주인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세를 매매로 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봤다. 심 교수는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전세 매물을 매매로 돌리는 방법"이라며 "한시적으로 실수요자들에게는 대출 규제를 풀어주고, 다주택자들에게는 세금 혜택을 주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도 "결국은 재고 주택들이 전세 주택으로 공급돼야 한다"며 "다주택자들의 물건이 시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임대 사업자 등의 세금 감면 제도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해법은 정부가 시행하기 어려운 것들로 당장의 전세난을 풀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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