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의 유일한 리모델링 추진 단지인 등촌동 ‘등촌 부영’ 아파트가 증축 방식을 종전 ‘수직’에서 ‘수평·별동’으로 바꾼다. 수직 증축 시 거쳐야 하는 ‘1·2차 안정성 검토’를 건너뛸 수 있게 돼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수직 대신 수평 리모델링 선회…강서 '등촌 부영' 사업 빨라진다
등촌 부영 리모델링 주택조합 관계자는 “24일 열리는 총회에서 조합원 동의(과반)를 얻어 리모델링 방식을 수평·별동 증축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2017년 조합 설립 인가를 얻은 이 단지는 2019년 1차 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았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려면 안전진단에서 B등급 이상(수평 증축은 C등급 이상) 받아야 한다. 하반기 중 1차 안전진단 다음 단계인 건축·도시계획 심의를 통과한다는 목표다.

1994년 준공된 등촌 부영은 7개 동, 712가구(전용면적 80㎡)로 구성돼 있다.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과 가양역 사이에 있다.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가구 수는 818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각 동(棟) 건물에 2~3개 층을 더 올리는 수직 증축은 옆으로 면적을 늘리는 수평 증축에 비해 사업성이 좋은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1·2차 안정성 검토를 통과해야 하는 등 절차가 상당히 까다롭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수직 증축 1·2차 안정성 검토를 통과한 단지는 서울 송파구 송파동 ‘성지’ 아파트가 유일하다. 2014년부터 수직 증축을 추진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느티마을3·4단지’도 작년 말 2차 안정성 검토 결과가 부적합으로 나오자 수평 증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리모델링 사업이 가시화하면서 등촌 부영 아파트값도 상승세다. 이 단지 전용 80㎡는 현재 11억~11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지난달 초 9억9500만원에 신고가를 찍은 지 한 달 만에 호가가 1억원 넘게 뛰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