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다고 안 팔렸던 아파트인데 집값 급등하자 1억 높여 재입찰
지난해 말 입주한 서울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서초우성1차 재건축·사진)의 보류지 2가구가 매물로 나왔다. 앞서 지난 2월 가격이 비싸 유찰된 주택형이지만 당시보다 1억원을 올려 재입찰을 시행한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우성1차재건축조합은 오는 16일까지 보류지 아파트 2가구의 입찰 신청을 받는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조합원 수 등이 달라질 것에 대비해 일반에 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이다. 조합은 전체 가구 가운데 1% 범위에서 보류지를 정할 수 있다. 만 19세 이상 또는 법인이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최고가 공개경쟁입찰 방식이다. 청약통장은 필요 없지만 6개월 안에 잔금까지 치러야 해 자금 여력이 있는 ‘현금 부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매각 대상은 전용면적 114㎡ 2가구(4층)다. 조합은 2월 전용 74㎡, 84㎡, 114㎡ 등 총 9가구에 대한 보류지 매각을 시도했다. 가격이 가장 비싼 114㎡ 주택형만 유찰됐다. 최저입찰가격(기준가격)은 지난번 32억원보다 비싼 33억원으로 정했다.

공급면적 기준가격은 3.3㎡당 7700만원이다. 인근에 단지 규모가 좀 더 작은 ‘서초래미안 에스티지S’(2018년 1월 입주)와 비슷하다. 593가구인 이 단지 전용 84㎡는 25억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보류지가 유찰된 뒤 시장 선거 등과 맞물려 서울 부동산 가격이 더 상승했다”며 “이를 감안해 오히려 기준가격을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5월 3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전에 비해 0.11% 올랐다. 지난해 7월 첫째주(0.11%) 이후 11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2월 이후 누적으로는 1.45% 상승했다.

삼성물산이 서초우성1차를 재건축한 래미안 리더스원은 지하 3층~지상 35층, 12개 동, 1317가구(전용 59~238㎡)로 지어졌다. 2018년 분양 당시 3.3㎡당 4489만원에 가격이 책정돼 ‘로또 분양’으로 관심을 받았다.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 환승역인 강남역이 걸어서 5분 거리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