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들은 다음달 시작되는 수도권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의 일반공급 당첨 가능성이 낮다. 청약저축액 납입금이 적어 일반공급 당첨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 때문에 자금이 부족한 것도 청약을 망설이는 이유다. 이런 신혼부부들은 ‘신혼희망타운’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연내 위례, 과천, 남양주, 고양 등 신규 택지지구에서 1만4000가구가 넘는 신혼희망타운이 쏟아질 예정이다. 신혼부부 혹은 한부모가정이 대상이어서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1%대 고정금리로 분양가의 최대 70%까지 대출할 수 있다.
예비 부부·결혼 2년 내라면…사전청약 절반인 '신혼희망타운' 노려라

맞벌이 월 소득 844만원 이하면 청약 가능

신혼희망타운은 정부가 혼인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신혼부부와 예비신혼부부, 한부모가정 등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공공주택이다. 주로 신규택지개발지구 내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유치원과 학교 등 보육환경이 우수한 입지에 들어선다.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을 인근 시세의 70~80% 수준으로 공급한다.

수도권 사전청약을 받는 공급 물량 중 절반 이상이 신혼희망타운으로 구성돼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 3기 신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지구계획이 확정된 인천 계양에서도 다음달 신혼희망타운 341가구가 공급된다. 같은 달 남양주진접2 400가구, 성남복정1 400가구, 의왕청계2 300가구, 위례 400가구 등에서도 신혼희망타운 입주자를 모집한다.

오는 10월에는 총 4200가구가 공급된다. 성남낙생 900가구, 성남복정2 600가구, 군포대야미 1000가구 등이 관심이다. 11월에는 시흥하중에서 700가구, 과천주암에서 1400가구가 나온다. 12월엔 남양주왕숙 700가구, 부천대장 1000가구, 구리갈매역세권 1100가구 등 6200가구가 쏟아진다.

신혼희망타운에 청약하려면 결혼 여부나 소득·자산 기준 등을 맞춰야 한다. 기본적으로 △혼인 기간 7년 이내거나 6세 이하의 자녀를 둔 신혼부부 △입주자 모집공고일로부터 1년 내에 혼인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예비 신혼부부 △6세 이하 자녀를 둔 한부모 가정 등이 공급 대상이다. 입주자 모집공고일로부터 입주할 때까지 무주택 세대 구성원 신분을 유지해야 한다.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한 지 6개월이 지나고 6회 이상 납입해야 한다.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30% 이하(맞벌이 140%)여야 한다. 130%는 3인 이하 가족 기준 월 783만원, 140%는 844만원 수준이다. 총 자산도 3억700만원을 넘기면 안 된다.

신혼희망타운은 투기과열지구에 속하더라도 담보인정비율(LTV)이 최대 70%까지 적용된다. 현재 투기과열지구에선 LTV가 40%, 조정대상지역은 50% 수준이다. ‘신혼희망타운 전용 모기지’를 통해 낮은 금리(연 1.3% 고정)로 최장 30년간 빌릴 수 있다.

시세차익 일부 정부와 공유해야

올해 사전청약 물량 중 서울에서 유일하게 공급되는 동작구 수방사부지는 200가구가 전부 신혼희망타운으로 공급된다. 한강변에 있고 지하철 1·9호선이 지나는 노량진역이 걸어서 5분 걸린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성남 위례와 과천 주암지구, 고양 창릉지구 등도 수요자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입지가 좋은 곳은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지난 1월 위례신도시에서 공급된 ‘위례자이 더시티’ 신혼희망타운은 293가구 모집에 1만7026건(경쟁률 58.11 대 1)이 접수됐다. 다만 같은 단지 공공분양 1순위 경쟁률(617.6 대 1)과 비교하면 당첨 확률이 훨씬 높다. 같은 달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공급된 신혼희망타운 S3블록과 S7블록의 경쟁률은 각각 16.9 대 1, 14 대 1이었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면서 소득이 적고 자녀가 많을수록 당첨 확률이 높다. 신혼희망타운은 1단계(우선공급)와 2단계(잔여공급)로 나눠 각각 가점 순으로 분양한다. 1단계는 혼인 2년 이내 신혼부부, 예비 신혼부부, 만 2세 이하 자녀를 둔 한부모 가족이 대상이다. 월소득 70% 이하(3점), 해당 지역 거주 2년 이상(3점), 주택청약 납입횟수 24회 이상(3점) 등 총 9점 만점이다. 2단계 점수는 미성년 자녀 3명 이상 3점, 무주택 3년 이상 3점, 해당 지역 2년 이상 거주 3점, 주택청약 24회 이상 3점 총 12점 만점으로 구성됐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인기 단지의 경우 1단계 당첨 커트라인은 9점 만점, 2단계는 최소 10점이 넘어야 당첨권에 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혼희망타운은 시세차익의 일부를 정부와 나눠야 한다. 분양가의 30% 이상은 의무적으로 신혼희망타운 전용 모기지를 통해 대출을 받아야 한다. 대출 최대 한도는 4억원이다. 수익공유형 금융상품이어서 향후 주택을 매도할 경우 분양가 대비해 발생한 시세 차익의 최소 10%에서 최대 50%를 정부가 환수한다. 환수 비율은 대출 금액이 적고 자녀 수가 많을수록 줄어드는 구조다. 예컨대 자녀가 없고 분양가 70% 대출을 9년간 받았다면 시세차익의 50%를 공유해야 한다. 자녀가 둘이고 30% 대출을 받았다면 대출 기간과 관계없이 10%를 공유해야 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