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4억~5억대, 동탄2신도시 '동탄 디에트르' 분양
시세대비 8억~9억원 차이…전매제한 10년 달해
"입주시에 15억 넘거나, DSR 규제 받으면 어쩌나…" 우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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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로 묶여 있다보니 어쩔 수 없이 포기합니다", "신혼부부가 무슨 돈이 있나요. 아무리 로또라고 하더라도 못 들어갑니다"…(부동산 카페에서)

분양가 상한제로 시세보다 9억원가량 낮은 가격에 아파트가 공급됨에도 '포기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 오산동 업무복합2에 공급되는 ‘동탄2신도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동탄 디에트르)’가 10일부터 청약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531가구의 주상복합 아파트로 전용 84㎡A의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4억8867만원, 102㎡는 5억8390만원이다. 1군 브랜드도 대단지 아파트도 아니지만, 반 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로또 청약'이다보니 예비청약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집값 치솟은 동탄2신도시, '로또 청약' 시작
시세와 단순 비교를 해도 9억원가량 차이나는 확실한 로또 아파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청계동 동탄역 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는 이달들어 13억8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1년 전만해도 10억4000만원에 거래돼 고가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제는 15억원을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단지와 가까운 오산동 동탄역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5.0(545가구)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단지 크기와 구성이 비슷한 이 단지에서는 지난 1월 전용 84㎡가 11억6500만원에 매매 사례가 있다. 단지에 나와있는 매물은 10여개 정도인데, 전용 84㎡의 호가는 최고 13억5000만원에 달한다. 호가와 비교해도 약 9억원차이가 나는 셈이다.
시세 대비 9억원가량 낮은 분양가로 '로또 청약'이 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동탄 디에트르) 조감도. / 자료=대방건설

시세 대비 9억원가량 낮은 분양가로 '로또 청약'이 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동탄 디에트르) 조감도. / 자료=대방건설

이러한 '로또 청약'에 부동산 관련 카페에서는 청약자격을 문의하는 질문부터, 점수를 가늠하는 추측까지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화성시는 물론이고, 서울, 경기도까지도 청약이 가능하다보니 관심이 높다. 더군다나 161가구가 배정된 102㎡는 절반이 추첨제인데다 1주택자도 처분조건으로 청약이 가능하다.

뜨거운 청약 열기 속에서도 일부에서는 포기선언이 나오고 있다. 주요한 이유는 '실거주', '전매제한', '대출' 때문이다. 동탄 디에트르는 신도시 택지지구에서 공급돼 5년의 실거주 의무와 10년의 전매제한이 기간이 있다. 거주 의무를 어기게 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강제 매입을 당하게 된다. 전매는 2030년에야 가능하다. 계약금은 20%를 내야하다보니 전용 84㎡에 청약해 당첨된다면 일단은 8800만원이 있어야 한다. 초기 자금부담이 있고, 10년 뒤 부동산 시장까지는 가늠이 어렵다보니 고개를 갸웃하는 수요자들도 있다.
"대출 안 될 수도 있는데, 특공 조건만 날릴까봐…"
문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초과와 입주 시(2025년 2월 예정)에 시세가 15억원이 넘을 경우다. 두 가지의 경우 대출이 어렵게 되는데, 실거주 의무가 있다보니 결국에는 '포기'가 나온다는 전망이 있다. 특별공급으로 당첨됐다면 청약자격도 잃고 통장도 날리는 셈이 된다. 한 부동산 카페에 신혼부부라는 A씨는 "전 재산인 계약금을 날리면서 한 번 뿐인 특별공급 기회를 놓칠 순 없다"고 우려했다.

실제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지금도 시세가 치솟고 있는데, 입주시에 15억원은 거뜬할 것 같다"며 "현금 있는 분들은 입주시에 줍줍도 가능하겠다"는 예상 시나리오까지 있다. 오는 7월 입주를 앞두고 분양권 거래가 가능한 동탄역 롯데캐슬의 경우 매물로 나와있는 전용 102㎡의 호가는 19억원을 넘나들고 있다. 지난 달에는 17억8110만원에 실거래됐다. 전용 84㎡는 아예 매물이 없는데, 지난3월 11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전세시세는 7억~8억원대일 정도로 동탄2신도시 일대의 집값은 강세인 상태다.
"'9억 로또' 아파트면 뭐합니까"…청약 포기 선언하는 이유

정부가 오는 7월부터 규제지역에서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대출자별 DSR 40%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계획도 걸림돌이다. DSR은 대출자의 연간 소득 대비 연간 금융부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가리킨다. 입주를 앞두고 잔금을 치르는 시기에 주택담보대출(LTV) 외에도 DSR까지 고려되면, 잔금을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어서다. 비교적 소득이 적거나 일정치 않은 특별공급 대상자들의 우려가 큰 이유다.
"이미 입주자모집 공고 아파트는 DSR 규제 적용 안될 수도"
금융당국은 이러한 우려는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이미 입주자모집 공고가 이뤄진 사업장의 잔금대출에 대해서는 확대된 개인별 DSR 규제(은행권 40%·비은행권 60%)가 적용되지 않다고 봐서다. 앞서도 비슷한 행정지도 사례가 있었다. 2019년 12·16 대책 당시, 정부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 초과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이 있는 개인에 대해 처음으로 개인 단위 DSR 규제를 도입했다. 행정지도 시행일인 2019년 12월23일 이후 신규대출 신청분부터 새 규제를 적용했고, 전날까지 입주자 모집이 공고된 사업장의 집단대출에 대해서는 종전 규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이 있는 대출자 또는 신용대출 총액이 1억원을 넘는 고소득(연 소득 8000만원 초과) 대출자에 대해서만 개인 단위 DSR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금융위원회는 차주(개인) 단위 DSR의 단계적 확대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대출 규제를 한단계 더 강화했다. 오는 7월부터는 전체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 개인별 DSR 규제가 적용된다. 시가 6억원이 넘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개인과 신용대출 총액이 1억원을 넘는 대출자에 대해서다.

물론 이러한 우려는 '일부'일 뿐이다. 빡빡한 청약조건에도 "당첨만 되면 영혼이라도 팔겠다"는 류의 간절한 소망들이 대부분 예비 청약자들의 마음이다. '로또 청약'과 함께 세트로 붙어나오는 '10만 청약설'과 '84점 만점통장 출현설'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입주를 기준으로 하면 실거주 의무가 끝나는 시기와 전매가능 시기가 큰 차이가 안 난다"면서도 "이제는 서울 뿐만 아니라 무주택자들은 싼 집값을 찾아서 어디라도 '몸테크'를 해야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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