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짜맞추기식 숫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요가 많은 민간 아파트 분양이 적고, 서울 강남 등 핵심지 공급이 드물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올해 민간·공공·사전청약을 합한 총 분양 규모는 약 50만 가구로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라며 “입주 물량도 46만 가구로 작년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4·7 재보궐선거’와 신규 택지 발표 연기 등으로 부동산시장 불안이 나타날 조짐이 보이자 공급이 충분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분양 규모는 민간 36만2000~39만1000가구, 공공 9만2000가구, 사전청약 3만 가구 등으로 약 50만 가구다. 또 작년 47만 가구가 입주한 데 이어 올해도 46만 가구의 집들이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가 올해 예상한 입주 물량 46만 가구에서 아파트는 34만 가구에 그친다. 또 신축 매입 약정과 공공전세주택, 상가, 호텔 등 비주택 공실 리모델링을 통한 3만6000가구가 포함돼 있다. 이 물량의 상당수는 다세대·연립 임대주택이다. 새 아파트와 재건축 중심으로 가격이 뛰는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간 조사업체와의 차이도 크다. 정부는 올해 4만2000가구 규모의 서울 아파트 입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부동산114는 3만1000가구에 그칠 것으로 봤다. 민간 통계는 입주자모집공고를 기준으로 입주가 확정된 물량만 통계로 잡는다. 하지만 정부는 인허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후분양과 임대까지 포함해 1만 가구 이상 차이가 났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위원은 “서울 입주는 지난해를 정점으로 올해부터는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분양 역시 재건축 규제 등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총 1만2032가구(일반분양 4786가구)에 달하는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이 대표적이다.

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