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뉴스1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뉴스1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노원구 단지의 매매가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으며, 강남과 여의도, 목동 등 토지거래허가제 지역의 매매가도 계속 뛰는 분위기다. 토지거래허가제 약발이 먹히지 않는 양상이다.

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첫째주(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0.08%)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은 오 시장이 임기를 시작한 후 오름폭을 키우는 추세다. 지난 2월 첫째 주(0.10%) 이후 이달 첫째 주(0.05%)까지 상승폭이 둔화돼다 오 시장 취임 직후인 지난주(0.07%) 10주 만에 상승폭을 키웠다. 이후에도 4월 둘째주엔 0.07%, 셋째주 0.08%, 넷째주 0.08% 등 상승률이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원은 “지난달 3기 신도시 사전청약 확정, 주택공급 방안 지속, 세부담 강화 등의 소식이 나오면서 수급 상황은 대체적으로 안정세 보이고 있지만 규제완화 기대감 있는 지역이나 일부 중대형 위주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뉴스1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뉴스1
특히 재건축 추진 단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상계동이 있는 노원구 집값이 강세를 이어가며 이번주도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이 상승했다. 상승률은 무려 0.21%에 달한다. 노원구 아파트 가격은 2018년 9월 셋째주(0.24%) 이후 2년8개월 만에 가장 많이 뛰었다. 재건축 추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제외됐다는 점이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상계주공1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말 8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기존 신고가는 지난해 3월 기록한 5억9000만원이다. 하계동 장미아파트 전용 43㎡도 지난달 5억4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최고가를 찍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도 큰 폭으로 값이 상승하며 규제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여의도가 있는 영등포구(0.15%)와 목동이 있는 양천구(0.12%)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실시된 후에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 재건축 인기 단지가 많은 강남 3구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송파구(0.15%)는 문정·방이동 중대형 면적 위주로, 서초구(0.15%)는 반포동 오래된 아파트 위주로 상승했다. 강남구(0.14%)는 압구정·개포동 재건축 위주로 집값이 많이 올랐다.

수도권에서도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나 교통호재가 있는 지역의 상승폭이 컸다. 경기도(0.30%)에선 리모델링 사업 호재가 있는 군포시(0.57%)이 많이 뛰었다. 평택시도 0.47% 급등했으며, 동두천시도 0.40% 크게 올랐다. 군포시(0.52%)는 리모델링 사업 호재 있는 금정·산본동 구축 위주로 상승했다. 인천 집값도 과열되는 양상이다. 이번주도 0.55% 폭등하며 지난주(0.51%)보다 더 뛰었다. 연수구(0.82%)와 서구(0.60%), 미추홀구(0.57%) 등에 수요자가 몰렸다.

지방은 0.19%로 지난주(0.20%)보다 소폭 상승폭이 줄어들었으며 그 중 8개도(0.18%→0.16%)도 상승세가 주춤했다. 다만 5대 광역시(대전·대구·광주·부산·울산)는 지난주 0.22%에서 이번주 0.23%로 올랐다. 세종시는 관망세가 나오면서 0.07%에서 0.05%로 전주 대비 상승세가 위축됐다.
"거래허가제 소용없네"…노원 아파트, 3년여 만에 최대 폭등
서울 전셋값은 0.03%를 보이며 지난주(0.02%)보다 약간 상승했지만 여전히 오름폭이 크지 않다. 계절적 비수기를 맞아 대체로 안정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누적된 매물이 늘면서 강남구(0.00%)는 7주째 하락과 보합을 반복하고 있다. 마포구(0.00%)도 보합을 기록했다. 양천구는 신정동에서 총 1497가구의 ‘래미안목동아델리체’의 입주가 본격화 하면서 0.04% 내렸다. 종로구(-0.02)는 숭인동 구축단지 위주로 호가가 하향 조정되며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