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규제 완화 기대가 커지면서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1억원을 넘어섰다. 경기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5억원을 웃돌았다.
26일 국민은행 리브온이 조사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10억9993만원)보다 1130만원 오른 11억1123만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이 해당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지난해 9월 10억원대를 돌파한 뒤 7개월 만에 1억원이 넘게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7년 3월 6억17만원으로 처음 6억원을 돌파했다. 1년 후인 2018년 3월 7억947만원으로 7억원대에 진입했다. 이어 2018년 10월 8억429만원, 지난해 3월 9억1201만원, 9월 10억312만원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북 가리지 않고 집값이 강세였다. 강북권(한강 이북 14개 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보다 1174만원 상승한 8억7834만원으로 조사됐다. 강남권(한강 이남 11개 구)은 13억1592만원으로 지난달에 비해 1092만원 상승했다.
이달 경기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1161만원으로 처음 5억원을 넘겼다. 경기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6년 1월 3억1104만원을 기록한 뒤 4억원(지난해 7월 4억806만원) 돌파까지 4년6개월이 걸렸다. 이후 9개월 만에 5억원대로 치솟았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1004만원으로 지난달(6억562만원)보다 442만원 상승했다. 강북권과 강남권은 각각 4억9627만원, 7억1004만원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4억1698만원이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폭이 6주 연속 줄어들었다.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새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전셋값이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이다. 새 아파트 입주가 예정된 곳 등에서 전세 매물도 쌓이고 있다.그러나 아직 본격적인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보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겨울 비수기를 지나 봄 이사철이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2·4 대책’ 발표 이후 현금 청산 우려로 매수세가 주춤하면서 매매가격 상승폭도 감소세다. 전세가격 상승폭 축소 이어져한국부동산원이 4일 발표한 3월 첫째주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6% 상승했다.지난주(0.07%)에 비해 오름폭이 0.01%포인트 줄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1월 셋째주 0.13%에서 △넷째주 0.12% △2월 첫째주 0.11% △둘째주 0.10% △셋째주 0.08% △넷째주 0.07% 등으로 6주 연속 감소하고 있다.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중랑구(0.08%→0.04%), 마포구(0.06%→0.03%), 은평구(0.11%→0.09%), 도봉구(0.05%→0.03%) 등의 상승폭이 줄었다. 마포구 아현동 ‘공덕자이’ 전용 84㎡는 전세 호가가 9억3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1월 10억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59㎡ 전세는 지난 3일 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8억원에 실거래된 주택형이다. 현재는 6억5000만~7억원에 매물을 구할 수 있다. 아현동 A공인 대표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경우 전용 59㎡와 84㎡ 모두 집주인들이 최대 5000만원가량 전세 호가를 내렸다”며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1694가구)’ 등이 이달 입주를 시작하는 것도 전셋값 하락 요인”이라고 말했다.전국(0.19%→0.17%), 수도권(0.18%→0.17%), 지방(0.19%→0.17%), 5대 광역시(0.23%→0.22%) 전셋값도 지난주에 비해 상승폭이 축소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겨울방학 이사철 마무리 등으로 매물이 누적되며 거래 정체가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상대적으로 싸다는 인식이 커진 단지나 역세권 주요 단지는 전셋값이 소폭 상승했다”고 했다. 하락 추세 전환인지는 몰라최근 전셋값이 주춤한 건 서울 전역에 전세 매물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의 전세 매물(2일 기준)은 6개월 전보다 22.9%, 2개월 전 대비 23.7% 증가했다.계절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목동 B공인 관계자는 “서울 인기 학군지는 보통 1월 정도까지 전세 수요가 마무리되는 편”이라며 “전셋값을 내리는 집주인이 많지만 수요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입주 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4~5월 이후를 지켜봐야 전세시장의 안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입주가 예정된 서울 아파트는 2만6940가구로 지난해(4만8758가구)보다 45% 줄어든다. 전국적으로는 26.5%, 경기는 22.1% 감소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세입자들이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전세 수요가 줄어든 측면도 있다”며 “정부의 대규모 공급 발표로 청약 대기 수요가 늘어나면 전세시장은 다시 들썩일 수 있다”고 했다.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7% 상승했다. 지난주(0.08%)보다 상승폭이 소폭 줄어들었다. 민간 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자치구를 중심으로 상승폭을 유지했다. 강남구(0.10%)는 압구정동 등 재건축 위주로 올랐다. 서초구(0.10%)는 잠원동 재건축과 서초동 위주, 송파구(0.09%)는 장지동 역세권과 위례신도시 위주로 상승했다.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0.42%→0.39%)도 지난주에 비해 상승률이 꺾였다. 반면 신도시 계획이 발표된 시흥(0.64%→0.71%)은 광명·시흥 신규 택지 인근 지역인 은행동 위주로 매수세가 몰렸다. 인천은 서울·경기와 달리 아파트값 상승률이 0.39%에서 0.41%로 커졌다.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요인으로 부동산 정책이 지목되고 있다. 여기에 그간 아파트 매맷값과 문재인 대통령 부정평가 지표가 함께 움직인 추세가 확인됐다.15일 한경닷컴 뉴스랩이 월간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맷값과 한국갤럽의 월간 국정 부정평가 비율 간 '피어슨 상관계수'를 산출한 결과 한국부동산원 통계와는 0.75, KB시세와는 0.7이 나왔다. 다만 상관계수가 곧 인과관계를 말해주지는 않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결정적 요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피어슨 상관계수는 지표 간 관련성을 구하기 위해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통계 기법으로 -1과 1 사이로 값이 나온다. 0에 가까울수록 관련성이 낮고 1에 가까울수록 높다. 통계학적으로 상관계수가 0.4 이상만 되면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0.7 이상이면 상관성이 매우 강한 것으로 본다.이에 비해 월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와 지난해 대통령 부정 평가율 간 상관계수는 0.54였다. 상관성은 있지만 1년치임을 감안했을 때 의미를 두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또한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경제활동을 아예 않는 비경제활동인구와 국정 부정 평가율 간 상관계수는 0.4 수준으로 어느 정도 관련성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액과 국정 긍정 평가율 간의 상관계수는 0.35였다. 네이버 트렌드에서 나타난 '검찰개혁' 키워드 관심도와 대통령 긍정 평가율과 부정 평가율 간의 상관계수는 각각 -0.16과 0.19로 오히려 부정 평가가 더 높게 나타났다. 아파트값 40% 오르는 동안 文 부정평가도 40%P↑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 부정 평가율은 정권 초기 10%대에서 50%대로 4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한국갤럽 여론조사 기준 2017년 5월 대비 지난해 12월 42%포인트(81%→39%) 떨어졌고 부정 평가는 42%포인트(11%→53%) 늘었다.이 기간 전국 평균 아파트 매맷값은 40% 상승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맷값 상승률은 한국부동산원 기준 39.2%(2억8478만원→3억9642만원), KB부동산 기준 40.1%(3억2125만원→4억5017만원) 올랐다. 그간 정부가 민간 통계 보다 정부 통계의 신뢰성을 강조해왔지만 두 지표 간 상승률 자체는 거의 일치했다.특히 작년 하반기로 갈수록 지표 간 상승 추이가 일치하는 양상이 뚜렷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 크게 악화됐는데, 최근 11주간 여론조사에서 국정 부정 평가 이유 1위를 줄곧 '부동산 정책'이 차지했다.김관옥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회과학에서 상관계수가 0.7 이상이면 매우 높은 수치"라며 "현 정부를 규정하는 기준이 부동산이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여론조사가 말해주듯 사실상 현 정부와 여당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이견 없이 한 목소리를 내는 요인이 부동산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통계 전문가인 양준석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부동산과 부정 지지율 두 지표가 상당히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상관계수가 곧 인과관계를 말해주지는 않기 때문에 어느 한 수치가 높다고 해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지난 9월 말부터 지방 광역시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자 규제를 피한 분양권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권 가격 상승은 기존 아파트 가격까지 끌어올렸다.아파트 분양평가업체 리얼하우스가 28일 KB부동산 리브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산 아파트 가격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월평균 1.1%가량 상승했다.하지만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가 시행된 9월 22일 후인 10월과 11월 월평균 상승률은 4.1%에 달했다. 상승률이 네 배가량 높아졌다. 같은 기간 월평균 비교에서 울산(1.1%→3.1%) 대구(0.6%→1.9%) 광주(0.3%→1.0%) 등 다른 광역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규제 후 전매 가능한 분양권의 희소성이 커지면서 거래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부산 동구 두산위브더제니스하버시티(투시도) 전용면적 75.6㎡ 분양권은 지난 16일 7억8725만원(31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11월만 해도 6억3330만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2년 전 분양가는 3억원 후반 수준이었다. 대구 북구 힐스테이트대구역오페라 전용 84㎡ 분양권도 1일 7억5767만원(29층)에 팔렸다. 이 주택형의 분양가는 5억6600만원 선이었다. 7개월 만에 33.9% 상승했다.전매제한 이후에도 분양시장 열기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5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부산 두산위브더제니스센트럴사하는 평균 16.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6년 이후 사하구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같은 날 광주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첨단도 228.7 대 1의 경쟁률로 광주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1순위 청약에 4만8720명이 몰렸다.김병기 리얼하우스 분양평가팀장은 “규제 이후 가격이 오르는 곳이 늘면서 규제지역 지정을 호재로 받아들이는 경향까지 있다”며 “분양권 등을 규제하면 반사이익이 있는 곳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