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D 노선 강남 직결 무산
지역주민 반발 거세
"집값 떨어질까 걱정"
김포시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김포시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김포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90%에 달한다고 합니다. 신도시는 만들어놓고 왜 광역교통망은 확충해 주지 않는 건가요. 집값도 집값이지만 출퇴근 문제는 해결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김포시 장기동 J중개업소 대표)

수도권 서부권역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이 김포~부천 구간으로 대폭 축소된 쪽으로 잠정 계획되면서 인천 검단·청라·영종과 경기 김포 등 수도권 서부지역의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 강남까지 연결되리란 기대가 무너지면서 이 일대 주택 매물이 늘고 호가가 하락하는 상황이다.
"당분간 실망 매물 나올 것"
26일 김포와 인천 검단·청라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22일 GTX-D 노선의 축소안이 공개되면서 집주인들 사이에서 매도 문의가 늘고 있다. 김포 풍무동의 O공인 관계자는 “노선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으니 매물을 내놓겠다는 매도인들이 늘고 있다”면서도 “아직 호가를 얼마를 불러야할지 눈치를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철도망 계획안을 보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은 경기 김포시 장기역에서 부천시 부천종합운동장역까지 연결된다. 현재 김포에서 부천까지는 69분 걸리지만 노선 신설 후 이동시간이 15분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경기도와 인천시, 김포시는 GTX-D 노선을 서울 강남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포에서 서울 강남으로 가려면 부천에서 지하철 7호선으로 갈아타야 해 시민들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강남까지 노선을 확대하면 사업비가 최대 10조 원 가까이 들고, 기존 노선과 수요가 겹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 안 가는 GTX-D 웬말이냐"…8억이던 김포 아파트값 '뚝'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의 통계를 분석해보면 전날 기준 김포시 아파트 매물은 5139건이다. 지난해 12월31일(4265건)과 비교하면 2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천 검단신도시와 청라국제도시가 있는 서구도 3599건에서 3610건으로 0.30% 늘었다.

호가도 내리면서 지난해 김포 아파트값 상승세를 견인한 풍무동 '풍무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 일부 매물은 7억5000만원에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8억원에 실거래 신고가 된 점과 비교하면 GTX-D 노선 계획이 발표된 후 5000만원가량 내렸다. 인천 서구에선 청라동 ‘한양수자인레이크블루’ 전용 84㎡ 호가가 7억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이달 초까진 7억원 중반대에서 8억원까지 호가가 나오던 매물이다.
버리는 신도시냐” 국민청원도
주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국토부 여론광장 등을 통해서도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 검단과 김포 한강신도시는 버리는 신도시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인천 검단에 입주 예정인 평범한 가장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김포 한강신도시와 검단신도시는 서울에 생활권을 둔 많은 국민들이 분양을 받아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열악한 교통환경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이 오르니 GTX-D 수혜지역을 언급하며 김포·인천 검단을 조정지역으로 묶어버리고 결국 집값 상승 우려와 예산 탓으로 돌려 '퉁'치려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청원에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2만7297명이 동의했다. 또 다른 청원인 '2기 신도시 김포를 위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GTX-D 노선을 반드시 확정 시켜주십시오'에는 2만9870명이 참여했다.

인천 검단·한강신도시 연합회도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공청회를 통해 발표된 GTX-D노선은 서부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철저히 무시한 발표라며 단체행동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그간 김포는 조정지역으로 묶인 후 GTX-D 노선 호재가 집값을 떠받쳐왔는데 이번 발표로 집값 하락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며 “당분간 주민들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