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정부부지 민간개발
지난 10여 년간 서울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최근 흐름을 보면 전후 복구와도 같은 개발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정부 예산 투입도 아닌 민간기업들의 투자 의지가 이렇게나 강해진 데는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아니면 그동안 뭔가 알 수 없는 방해라도 가해졌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민간 개발업체들이 매입한 조 단위 정부 부지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부동산개발업체 엠디엠이 1조956억원에 매입한 서초구 서초동 옛 정보사부지는 복합문화시설로 개발될 전망이다. 주거시설 없이 4차 산업혁명 클러스터 및 미술관이 건립될 예정이다. 관광숙박시설이 계획됐었지만 업무시설과 공공용지로 변경됐다. 내년 착공해 2025년 준공될 예정이다.

일레븐건설이 1조552억원에 매입한 용산구 이태원동 옛 유엔사부지도 복합개발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했다. 아파트(425가구), 오피스텔(796실), 호텔·사무실·복합시설로 변모할 예정이다. 인근 수송부 및 캠프킴 매각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 가운데 개발 속도가 조금씩이나마 빨라지고 있다. 2년 전부터 용산구 고급주거 시설이 관심을 끌고 있다. 대표격인 한남더힐과 나인원한남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개발 및 분양 과정에서 관심을 이끌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시장에서 원하는 제품이 공급되는 게 전제조건이다.

인창개발이 1조500억원에 매입한 강서구 가양동 CJ제일제당 부지도 아파트 없이 복합상업시설로 개발될 계획이다. 롯데쇼핑이 2013년 1972억원에 매입한 마포구 상암동 부지도 드디어 개발될 예정이다. 상업시설·오피스텔과 함께 문화시설 등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준공 예정이다.

부영그룹이 보유 중인 부지의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우선 시흥동 금천구청역 인근 옛 대한전선 부지다. 2024년 완공 목표로 810병상 규모의 병원이 지어진다. 2017년 부영그룹이 설립한 우정의료재단이 운영을 담당할 전망이다. 인근 부지에는 아파트(990가구)도 건립될 예정이다. 또 다른 부영그룹 보유 부지인 용산 아세아아파트 터에도 새 아파트 969가구 공급이 예정돼 있다. 2014년 부영그룹에서 매입한 이후로 분양 움직임이 없다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한 뒤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위주의 단지 설계다 보니 이촌동 지역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여기에 공공기여분(150가구)은 모두 미국대사관에서 사용할 예정이어서 단지 구성에 다들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부영그룹이 보유 중인 성동구 ‘성수동 특별계획부지IV’(1만9002㎡)도 2024년 말 5성급 호텔 및 주상복합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남근린공원(2만8197㎡) 부지는 서울시에서 시비로 매입해 공원화할 예정이니 특별한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역사 근처 부지도 개발 움직임이 빨라졌다.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 환승역인 강남역 인근 서초동 코오롱 스포렉스부지는 서울시와 사전협의가 끝나 종상향이 결정됐다. 라이온미싱 및 롯데칠성부지도 함께 개발이 진행된다. 노원구 광운대 역세권도 아파트(2694가구), 공공주택(320가구), 복합시설 등이 더해져 2025년 준공될 예정이다.

옛 정보사 부지에 미술관, 유엔사엔 아파트…민간 부동산 개발 10년 만에 꿈틀

종합해 보면 2024~2025년 서울의 모습은 한껏 예뻐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강변 노후아파트들에도 근거가 미약한 층수제한 등이 없어진 재건축이 가능해진다면 도시경쟁력이 얼마만큼 높아지게 될까. 지난 10여 년간 상당히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살아왔던 서울특별시민에게 드디어 특별한 자부심을 더해줄 날이 머지않았다. 그런데 왜 서울은 지난 10년간 특별하지 못했던 걸까.

이상우 <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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