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내 아파트 분양이 계속 연기되고 있어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초부터 역대 최대 규모의 공급을 예고하며 올해가 ‘내집마련 찬스’라는 말이 돌았지만 결국 ‘공수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대전시는 올해 1월 ‘2021년 대전시 주택공급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아파트 3만385호와 다세대‧다가구‧연립주택 등 4560호 등 총 3만4945호 주택공급을 예고한 바 있다. 대전 내 역대 최대 규모다. 코로나19로 연기되거나 부동산시장 내·외부 요인으로 지연됐던 사업들이 재개되면서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분양 물량 대부분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탄방1구역과 용문1ㆍ2ㆍ3구역 재건축 단지 분양 일정이 올 하반기로 연기됐다. 이 외에도 다수 사업장에서 상반기 분양이 삐걱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분양가 책정이라는 ‘큰 산’이 변수로 남아있어 일정이 미궁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동산 전문가는 “대전에서 올해 분양되는 곳 대부분이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인데 코로나19로 조합원들의 의견을 취합하기가 어렵고 법적, 행정적 절차를 진행하는데 제약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기존 사례를 보면 분양가 협의가 잘 안되면 최소 수개월 미뤄지는 경우가 허다하고, 갑작스럽게 분양을 고지하는 경우도 있어 계획적으로 청약 일정을 짜는게 어렵다”고 말했다.

공급 지연은 분양가 상승 연결

특히 사업 지연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분양가격지수(2014년=100, 전용 60~85㎡ 기준)는 2018년 1월 113.3에서 올해 들어 133.0까지 뛰었다.

청약을 포기하고 기존 입주 아파트를 매수하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 아파트 매매평균은 23.8% 급등했다. 분양권도 상황이 비슷하다. 중구 목동 ‘더샵리슈빌’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지난 2월 7억2560만원에 손바뀜 되어 분양가(4억3000만원) 대비 3억원 가까이 웃돈이 붙었다. 서구 둔산동 ‘크로바’ 아파트 대형 타입이 20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는 등 대전 아파트 시세가 ‘상향 평준화’ 되고 있어 추가적인 가격 상승도 확실시 된다.
대전 하늘채 스카이앤 1차 공사 현장 모습
대전 하늘채 스카이앤 1차 공사 현장 모습
이에 따라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없어 빠르게 분양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곳이 대전 중구 선화동 일대에서 추진 중인 개발 사업이다. 시행사가 토지를 매입해 조합원이 없으며, 따라서 예고된 분양 일정에 큰 변수가 없다.

현재 이곳에는 ‘대전 하늘채 스카이앤 2차’ 전용면적 84㎡ 아파트 743세대와 오피스텔 50실 등 총 793세대가 사업계획까지 승인 받아 올해 5월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일정 공사가 한창인 1차(1080세대)와 함께 대규모 하늘채 브랜드 타운을 이루는 점에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124만㎡의 대전시 일대(대전 선화·역세권 구역)가 ‘판교 제2테크노밸리’라 불리는 정부의 도심융합특구에 최종 선정돼 기업과 인재가 모일 수 있는 고밀도 혁신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어서 미래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4월 4일 홍보관을 오픈하며, 29일(금일)부터 방문 예약 가능하다.

선화동 일대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전 하늘채 스카이앤 2차의 경우 시행사가 토지를 매입해 분양하다 보니 재개발, 재건축과 달리 사업 지연 이슈가 적어 계획된 시기에 분양 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전 내 다른 아파트 분양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 5월 분양 소식이 알려진 대전 하늘채 스카이앤 2차에 30~40대 등 젊은 세대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부동산 hk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