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한국은 주택 구입 위해 혼인신고까지 미루는 나라"
"한국에선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혼인신고까지 미루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한국의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WSJ는 '세계적으로 집값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해 한국의 집값이 연 15% 가까이 올랐다"며 "서울에선 일부 부부들이 주택을 쉽게 구입하기 위해 혼인신고를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의 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한 소득 조건이 부부보다 (미혼의) 개인에게 더 관대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WSJ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북미, 유럽 전 세계적으로 거품 우려가 커져 각국 정부들의 시장 개입을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년간 이어진 초저금리가 주택 수요를 키운 상황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유동성이 더 풍부해지면서 집값 과열이 계속됐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따라서 각국의 정책 결정권자들은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초저금리 유지를 원하면서도 국민들이 향후 가격이 내려갈 수도 있는 집을 사느라 과도한 부채를 떠안는 것을 염려하는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유럽에선 미국, 중국보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지만 평균 1.35%에 불과한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각국 정부의 급여 보조, 대출 상환 유예 조치로 주택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 등 여러 나라의 경제학자들은 최근 집값 과열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주택시장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본다고 신문은 전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