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권 최초로 삼성동 코엑스 같은 마이스(MICE) 복합단지가 조성되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일대.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서울 강북권 최초로 삼성동 코엑스 같은 마이스(MICE) 복합단지가 조성되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일대.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서울역 북부역세권 유휴 철도부지에 ‘강북의 코엑스’가 조성된다. 총 2조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서울 도심과 강북권 최초로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시설을 구축한다. 최고 40층 높이에 2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회의시설과 오피스, 고급 호텔, 주거용 오피스텔 등으로 이뤄진 업무·주거 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13년 만에 개발계획 확정

서울시는 서울역 북부역세권에 지하 5층~지상 최고 40층 높이, 5개 동 규모 전시·호텔·판매·업무·주거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의 개발계획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에 '강북의 코엑스' 들어선다
해당 부지 소유자인 코레일 및 사업자 한화컨소시엄과 지난해 4월 시작된 사전협상을 마무리하고 도시계획변경, 건축인허가 등 본격적인 개발 절차에 착수한다. 이 사업은 중구 봉래동2가 122 일대인 서울로7017과 염천교 수제화거리 사이 유휴 철도부지 약 2만9298㎡를 개발하는 내용이다.

서울시와 코레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은 2008년부터 개발 논의를 했지만 사업은 장기간 진척되지 못했다. 당초 사업에 참여했던 한화는 수익성 등을 놓고 코레일과 갈등을 빚다가 2014년 사업권을 중도 포기했다. 이후 서울시가 용도지역을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하는 등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고, 2019년 7월 한화가 다시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이르면 내년 2분기 착공해 2026년께 준공할 예정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교통의 요충이자 서울 중심이란 상징성을 살려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복합 글로벌·비즈니스 단지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북 균형발전에 기여

개발계획에 따르면 이 단지는 컨벤션 시설을 포함한 오피스·호텔 복합 건물 1개 동과 오피스 2개 동, 오피스텔 2개 동 및 판매시설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컨벤션 시설은 △20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대회의실 △30명 이상 수용하는 중·소회의실 15개 △2000㎡ 규모의 전시실, 연회장 등으로 이뤄진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코엑스, SETEC 등 강남에만 있는 컨벤션 시설이 지역 격차를 부추겼다”며 “이번 ‘강북판 코엑스’ 조성은 균형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고급 오피스와 호텔, 주거용 오피스텔 및 판매시설 등도 조성된다. 가장 고층에 들어서는 호텔은 약 200실 규모의 4~5성급으로 짓겠다는 구상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초소형보다는 아파트와 비슷한 설계의 ‘아파텔(아파트+오피스텔)’을 늘리기로 했다. 오피스텔 하부 판매시설은 분양하지 않고 한화가 직접 관리를 맡을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번 개발 사업에서 나오는 공공기여금 약 2200억원을 철도 지하화, 서울로7017 연결보행로 등 공공사업에 쓸 방침이다. 서울로7017과 북부역세권, 서울역광장, 서소문역사공원 등을 연결하는 보행로를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역은 국가중앙역이란 위상에 걸맞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북부역세권을 주변 역사·문화와 어우러진 지역 랜드마크로 개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