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업자들 "살 사람은 다 샀죠…대부분 외지인"
작년말 기준 가덕도 사유지 859만㎡ 중 79% 외지인 보유
현장엔 공항 건설시 보상비 노린 조립식 건축물 신축 한창

"가덕도 땅을 살 사람은 진작에 다 샀죠. 지금은 땅을 산 외지인들이 건물을 올리는 단계입니다."

3일 오전 가덕도 신공항 부지로 꼽히는 부산 강서구 일대.
이곳은 여느 어촌 마을처럼 몇몇 노인들만 보일 뿐 대체로 조용했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이 특별법 통과로 본격화되자 이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을 뿐이었다.

인근에 있는 부동산 업계 역시 가덕도 신공항이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한때 들썩였지만, 지금은 차분한 분위기였다.

개발 조짐에 몇 년 전부터 생기기 시작한 이곳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가덕도에 땅을 보러 오는 이들은 대부분 수도권이나 인근 도시에 사는 외지인"이라며 "이미 거래가 완료돼 지금은 조용한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이미 10여년 전부터 떠오른 신공항 이슈에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이미 살 만큼 다 샀다'는 반응이었다.

부동산 중개업자 A씨는 "수년 전부터 귀향, 투기를 목적으로 한 외지인들이 꾸준히 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면서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11월 김해공항 확장안 폐기가 확실시된 이후 가덕도 인근 땅값이 올랐다"고 말했다.

가덕도 토박이이자 이곳에서 중개업을 하는 40대 김모 씨는 "가덕도 주민 중 본인 소유 땅을 가진 이들은 15%에 불과하다"며 "외지인이 투기 목적으로 매입한 땅의 경우 실제로 사람이 살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 수가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땅을 사려고 하면 너무 비싸 매입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가덕도의 경우 공시지가 기준 2010년대 평당 10만원하던 부지가 현재는 250만원에 육박한 상태다.

실제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3일 부산시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가덕도 전체 사유지는 859만㎡에 달하고 이 가운데 79%에 해당하는 677만㎡를 외지인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르포] "평당 10만원 하던게 250만원" 오를 대로 오른 가덕도 땅값

최근 외지인들은 가덕도 내 사들인 부지를 별장 등 어떤 용도로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실제 강서구 대항항 등 곳곳에서는 작은 조립식 건축물이 한창 지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는 신공항이 가덕도에 추진되면서 건축물 여부에 따라 보상비를 배 가까이 높여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공사 현장에 있던 60대 인부 김모 씨는 "몇 년 전부터 집을 짓는 사람이 늘면서 건축업자들이 가덕도 내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자연환경이 좋다 보니 실거주 목적도 있겠지만 보상비를 높게 받기 위해 건물을 올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르포] "평당 10만원 하던게 250만원" 오를 대로 오른 가덕도 땅값

이에 정부에서는 불안한 부동산 시장을 잠재우기 위해 가덕도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지만, 회의적 반응이 많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작정하고 투기하려는 사람은 농지경영 명분으로 지자체로부터 허가를 받아 땅을 사기도 한다"면서 "오히려 가덕도 주민들이 땅을 사려 해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거래 자체가 불가해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더 힘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가덕도에 사는 주민들은 가덕도 신공항이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상태였다.

평생을 가덕도 대항항에서 살았다는 구모(85) 씨는 "내 고향을 떠나기 싫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들이 이곳에서 생선을 잡으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공항이 들어서 나가야 한다면 어디에 가서 무슨 일을 하며 먹고 살아야 하나"고 말했다.

오르는 땅값에 반가워하는 주민도 있었다.

가덕도에서 해산물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2) 씨는 "식당 부지가 200평에 달하는데 솔직히 가덕도 땅값이 이렇게 오르지 않았으면 언제 이런 돈을 만져보겠나"라며 "일부 주민들이 부동산 업자로부터 땅을 사거나 내놓는 게 어떻냐는 연락도 많이 받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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