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1월 5680건→2월 1450건으로 줄어
매수 심리 꺾이고 상승세도 주춤
전문가들 “지표 변화 아직은 미미”
매수 심리 꺾이고 상승세도 주춤
전문가들 “지표 변화 아직은 미미”

서울 한강 주변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서울 지역에서 아파트 거래량이 줄고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2~3년새 아파트 값이 50% 이상 급등하면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인식에서다. 정부가 서울에 32만 가구 공급 확대안을 발표한 데다가 대출 금리까지 오르는 등의 움직임도 관망세로 돌아서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시장을 주도했던 패닉바잉(공황매수)이 한풀 꺾였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 4분의 1 토막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1458건으로, 전월(5683건)의 25.7%에 그쳤다. 또 지난해 같은 기간(8301건) 대비 17.6%에 불과하다. 주택 매매거래는 계약 후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2월 통계는 3월 말에 확정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추세를 분석해 보면 거래량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파트값도 상승폭이 소폭이지만 둔화하는 중이다. 2·4 대책 발표 직전이던 2월 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0.1%였지만 22일 기준 상승률은 0.08%다.
전문가들 “정책 효과 논하기엔 일러"
시장에선 서울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성동구에서 30년차에 접어드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 정모 씨(41)도 집이 팔리지 않아 초조하다. 정 씨는 “구축 나홀로 아파트라 그런지 정부가 대책 발표를 한 이후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며 “호가도 약간 조정을 하고 중개업소에 복비를 올려주겠다고 이야기했지만 변화가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관련 정보가 붙어있다. /뉴스1
이 같은 시장 상황 변화를 두고 정부는 “2·4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26일 열린 정책 간담회에서 “아직 대책의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여러 지표에서 그간 과열 양상을 보였던 매수세가 전반적으로 관망세로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분위기를 두고 2·4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짚었다. 특히 정부가 '공급 쇼크'까지 거론하며 시장의 반응을 기대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표 변화가 아직은 미미한 수준의 변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최근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나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선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거래 감소는)2·4 대책의 효과가 아니라 대출 규제가 여전한 데다가 그동안 집값이 너무 올라서 저항선이 생긴 것"이라며 “아직 공급이 충분치 않아 봄 이사철이 되면 주택 매수 수요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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