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에서 시세를 웃도는 낙찰 사례가 나오는 등 법원 경매에서 서울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응찰자들이 법원 경매에 몰리고 있어서다.

17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경매된 도봉구 창동주공17단지 전용면적 36㎡는 4억51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경매가 결정된 시점의 감정평가액(2억7300만원)보다 2억원가량 오른 금액이다. 차순위 응찰자도 4억2100만원을 써내 4억원 선을 넘겼다. 설 연휴 직후 진행된 경매였지만 33명이 응찰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이번 경매의 낙찰가격은 시세를 뛰어넘은 수준이다. 같은 주택형 거래가격은 지난달 4억원을 기록하면서 최고가를 썼다. 같은 면적 매물은 4억~4억3000만원을 호가한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2억원대 중반이었는데 강북의 낡은 소형 아파트까지 집값 상승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창동 A공인 관계자는 “재건축을 위해 안전진단 신청을 추진하는 영향도 있다”며 “전세를 끼고 집을 사두려는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8일 열린 인근 상계주공14단지 전용 45㎡ 경매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4억8100만원에 마감되면서 감정가(2억5500만원) 대비 189%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두 차례의 입찰에선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세 번째 입찰에서 감정가의 두 배 가까운 가격에 낙찰된 것이다. 시세(5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올 들어 가장 많은 46명이 응찰했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매 물건은 감소했는데 참여자와 낙찰가율 등 다른 지표는 모두 상승하고 있다”며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4개월 연속 100%를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