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 단지. / 사진=연합뉴스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 단지. / 사진=연합뉴스
현 정부 들어 자가로 보유하던 아파트를 판 뒤 가격이 급등해 후회한다는 사연들이 온라인상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 정부 말을 믿고 집을 매도한 뒤 ‘벼락 거지’가 됐다는 자조부터 매수를 미뤘다가 지금은 손에 닿지 않는 처지가 돼 버렸다는 하소연까지 줄을 이었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최근 이 같은 호소글이 여럿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모든 상황이 다 원망스럽다”고 입을 뗀 뒤 “2년 전만 해도 분위기 좋은 신도시에서 호가 6억~7억 수준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이사를 계획하면서 전세를 줄까 팔까 고민하던 시기였는데 ‘더 이상 안 오른다. 지금 꼭지다’라는 시누이 말을 듣고 팔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침 저희 지역으로 이사할까 고민하던 A친구가 있어 우리집 살 생각 있냐 했는데, A 친구가 말을 흘렸는지 B친구가 관심 있다고 해 결국 B친구가 5억~6억 사이에 샀다”면서 “그렇게 이사를 왔는데 친구는 벼락 부자가 되고 저는 벼락 거지가 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때 B친구에게 안 팔았으면 전세라도 놓고 나와서 오른 값으로 팔거나 전세를 올려서 돈을 좀 쓰거나 할 수 있었을 텐데 이 모든 상황이 너무 억울하고 원망스럽다”며 “시누이도 저 친구 둘도 너무 밉고 싫다”고 썼다.

실제로 2019년 결혼하면서 경기도에 전세를 구한 한 30대 직장인은 “4억 정도면 매수할 수 있었던 30평대 아파트가 있었지만 무리하게 대출 받기보다는 4년 전세 살면서 돈 모아 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이젠 가격이 6억대가 됐고 규제에 대출까지 막혔다”며 씁쓸해했다.

온라인 부동산 카페 ‘집값정상화시민행동’에도 몇 년 전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를 10억원대 초반에 매도한 사례가 올라왔다. 글쓴이는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공언하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로 산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까봐 불안했던 탓에 서둘러 집을 팔았다고 했다.

“집 한 채는 있어야 한다”는 배우자 만류도 뿌리친 결과는 두 배가량 뛰어 20억원대까지 치솟은 집값이었다. 자녀 교육을 위해 계속 목동에서 전세로 살던 글쓴이는 ‘임대차 3법’ 이후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밝혀 전세살이마저 여의치 않게 됐다. 그는 우울증에 걸리고 이혼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엔 어린 자녀를 둔 30대 부부가 목동 아파트 매입자금 문제로 자주 다투다가 남편이 아내를 살해 후 자신도 투신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국민의힘은 논평을 내고 “정말 참담하고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문재인 정부의 24번(당시 기준) 누더기 대책과 임대차 3법의 불행의 결과가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나”라면서 “목동 부부의 비극은 마지막이 아닐 것임을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깨닫길 바란다”고 강조했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