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 단지들 "서두르자"

불광미성·월계시영 다시 추진
올림픽선수촌, 3월 결과 기다려
목동9단지도 신청 시기 저울질
통과 기대에 실거래가도 '껑충'

안전진단 관리 시·도로 변경
상반기 법 개정…문턱 높아져
이르면 3월 재건축 1차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오는 서울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한경DB

이르면 3월 재건축 1차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오는 서울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한경DB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한차례 고배를 마셨던 서울 은평구 불광동 불광미성, 노원구 월계동 월계시영 등이 안전진단 재도전에 속속 나서고 있다. 재건축 추진 아파트가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자 입주민들이 재건축 추진을 서두르고 있어서다. 안전진단 기대감에 아파트값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안전진단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재추진 단지들이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할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불광미성·월계시영 등 속속 재도전
"규제 피하자"…재건축 안전진단 재도전 '봇물'

22일 은평구에 따르면 불광미성은 지난 7일부터 2차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시작했다. 이 단지는 1988년 10개 동, 1340가구 규모로 준공됐다. 1차 정밀안전진단 결과 54.82점으로 D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지난해 6월 2차 정밀안전진단 절차인 적정성 심사에서 반려 결과를 받았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평가 점수(100점 만점)에 따라 A~E등급으로 나뉜다. 55점 초과면 유지·보수, 31~55점은 조건부 재건축(D), 30점 이하는 재건축(E)으로 분류한다.

월계시영도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 월계시영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오는 30일까지 소유주들로부터 재건축 예비안전진단 신청을 위한 동의서를 걷고 있다. 앞서 2019년 진행된 예비안전진단에선 C등급으로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다. 1986년 준공된 이 단지는 ‘미미삼’(미성·미륭·삼호3차)으로도 불린다. 총 32개 동, 3930가구로 이뤄져 강북 재건축 최대어로 꼽힌다.

1차 정밀안전진단 재도전에 나선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도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송파구 관계자는 “안전진단 용역이 오는 3월께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88년 준공된 이 단지는 재건축 가능 연한인 30년을 넘겼다. 전체 규모는 5540가구다.

안전진단 재추진을 검토 중인 단지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9월 2차 안전진단에서 떨어진 양천구 목동 목동9단지는 목동신시가지 내 다른 단지들의 안전진단 결과를 확인한 뒤 재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양천구 관계자는 “9단지는 안전진단에서 떨어진 구체적인 이유를 정부 기관에 문의한 상태”라며 “목동5·11·13단지 2차 안전진단 최종 결과가 나오면 재추진 시기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비안전진단에서 탈락한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우성3차’도 재추진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 활성화 기대감 커
안전진단 재추진이 호재로 작용해 실거래가도 오름세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 2단지 전용 83㎡는 지난 6일 기존 최고가(19억500만원)보다 1억4500만원 오른 20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 1~3단지 전용 83㎡ 중 처음 20억원을 돌파했다. 불광미성 전용 84㎡는 지난달 20일 8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안전진단 요건 강화에 앞서 재도전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상반기 1·2차 정밀안전진단 선정·관리 주체가 기존 시·군·구에서 시·도로 변경되기 때문이다. 안전진단 문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의미다.

최근 들어 재건축 시장 분위기가 우호적인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강남권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 82㎡는 지난 7일 24억60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9일 24억8100만원까지 올랐다. 여기에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분양가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재건축 사업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앞다퉈 재건축 활성화 공약을 쏟아내는 것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라면서도 “정부의 안전진단 강화 방침 속에 1~2년 새 노후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는 게 아니어서 재추진 단지들이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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