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와 택배 노사가 택배기사에 분류작업을 전가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에 합의했다. 하지만 세부내용을 두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택배업체와 면담해 합의문 세부 문안 조율에 나섰다. 택배노조는 총파업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투표결과가 찬성으로 나오면 오는 27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20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날 택배업체들과 면담하고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택배 노사와 국토부, 고용노동부 등은 전날 사회적 합의기구 5차 회의를 열어 근로환경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분류 작업 등과 관련한 합의문 초안을 만들었지만, 세부 내용을 두고 택배업체들이 반발하면서 합의가 결렬됐다.

노사 간 가장 큰 쟁점은 분류 작업이다. 분류는 택배기사들이 배송 전 배송할 물건을 차량에 싣는 작업이다. 택배기사들에게 과중한 업무 부담을 주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동안 택배업체들은 분류작업을 택배기사의 업무로 봤다. 하지만 노조는 배송 전 단계인 분류업무는 택배 사업자의 업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논의를 통해 기본적으로 택배업체들이 택배기사들에게 분류 작업을 전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며 “다만 분류작업을 택배사나 영업점이 맡을 경우 새로운 원칙을 현장에 적용할 시점과 구체적인 방법 등 여러 가지 논의할 사안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5차 회의가 결렬되자 택배노조는 이날부터 이틀간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결과가 찬성으로 기울면 오는 27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국토부는 택배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해도 물류대란까지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택배노조 조합원 4500명 가운데 2500명은 우체국 택배 소속 조합원이다. 나머지 일반 택배사 소속은 2000명으로 알려졌다. 우체국 택배를 제외한 전체 일반 택배기사 수가 5만4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물류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적다는 것이다. 다만 설 대목을 앞두고 택배 물량이 급증하는 시기라 물류 수송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토부는 “조속히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