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위례자이 더 시티’ 조감도. / 자료=GS건설
수도권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위례자이 더 시티’ 조감도. / 자료=GS건설
올해 첫 공공분양이자 시세대비 5억원가량 낮은 가격에 위례신도시에서 공급된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수도권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천, 대구 등 광역시를 비롯해 지방의 비규제지역까지 아파트를 잡기 위한 청약열기가 뜨거웠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수요자는 넘치지만, 당첨되기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 됐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성남 수정구 창곡동 위례신도시에서 GS건설이 짓는 '위례자이 더 시티' 일반공급 1순위 청약에 청약 74가구 모집에 4만5700명이 신청했다. 해당지역과 기타경기, 기타지역을 모두 합친 결과다.

평균 경쟁률 617.6대 1에 달해 수도권 역대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웠다. 이전 최고 경쟁률은 지난해 말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 1순위 청약 결과(537.1대 1)였다. 전국적으로는 2015년 대구 수성구 황금동에 공급된 '힐스테이트 황금동'(622.2대 1)에 이어 두 번째다.

전국적으로 역대 두번째 최고 경쟁률…특공 합쳐 약 7만명 청약

1순위 청약에서 최고 경쟁률을 나타낸 주택형은 전용 84㎡P 기타지역이었다. 3가구 모집에 1799명이 신청해 278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펜트하우스 세대로 방 4개와 야외 테라스까지 갖춰 수요자들의 호응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청약에 전국이 '들썩'…'5억 로또' 수도권 최고치 찍어
성남을 제외한 기타 경기나 기타지역에서 네 자릿수 청약경쟁률이 이어졌다. △84㎡A 기타지역 1672.9대 1 △84㎡A 기타경기 1491.4대 1 △74㎡B 기타경기 1278.5대 1 △74㎡A 기타지역 1202.7대 1 △74㎡A 기타경기 1152.3대 1 △74㎡B 기타지역 115.7대 1 등이 순이었다.

이로써 위례자이 더 시티에는 약 7만명이 청약을 하게 됐다. 지난 11일 진행된 특별공급에는 286가구 공급에 해당지역·기타경기·기타지역을 합쳐 2만3587명이 신청했다. 특별공급과 1순위 청약자 수를 더하면 6만9287명에 이른다. 3개 단지로 중복청약이 가능했지만, 치열한 경쟁만큼 당첨확률도 낮아질 전망이다.

공공분양은 민간 분양과 달리 청약통장 납입 액수로 당첨자를 뽑는다. 청약통장 저축총액(매월 최대 10만원까지 인정)이 많은 순서대로 가린다. 인기 주택형인 전용 84㎡의 경우 3000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위례신도시 A1-5블록에 공급한 공공분양의 경우 최저 납입금액이 3130만원(전용 84㎡)에 달했다. 매월 10만원씩 26년 이상을 납입해야 나올 수 있는 금액이다. 당시 커트라인이 가장 낮았던 전용 75㎡도 납입인정금액이 2290만원이었다.

위례자이 더 시티에 청약자들이 몰린 이유는 시세차익이 수억원 나는 이른바 '로또 청약'이기 때문이다. 전용면적별 분양가는 △전용 74㎡ 6억6700만~7억900만원 △전용 84㎡ 7억4600만~7억9800만원이다. 인근의 '위례 롯데캐슬' 전용 84㎡가 최근 실거래가가 13억4000만원인 점과 비교하면 5억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3층 11개 동 800가구 규모다. 공공분양 360가구와 신혼희망타운 293가구, 임대 147가구로 구성됐다. 공공분양 당첨자 발표는 19일이다. 신혼희망타운 청약은 오는 18~19일이다.

인천서도 1순위 청약에 수만명 신청

한편 같은날 인천 부평구 청천동에서 나란히 청약을 받은 아파트들도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중복청약이 가능했으며, 소형보다는 중형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았다. 1순위 당해지역(인천)에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부평구에서 지난해 7월 청약을 받은 아파트는 미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인데다 주변 지역이 재개발되는 점 등이 관심을 모았다. 부평구는 조정대상지역이어서 추첨물량이 포함된다.
최고경쟁률이 53.8대 1에 달한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이 공급하는 ‘부평 캐슬&더샵 퍼스트' 조감도. / 자료=롯데건설
최고경쟁률이 53.8대 1에 달한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이 공급하는 ‘부평 캐슬&더샵 퍼스트' 조감도. / 자료=롯데건설
부평 캐슬앤더샵 퍼스트의 1순위 청약에서는 581가구를 모집하는데 1만2101명이 신청했다. 20.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4개의 주택형 중 전용 84㎡A형에서 최고경쟁률이 나왔다. 68가구를 모집하는데 3663개의 통장이 몰려 53.8대 1을 기록했다.

e편한세상 부평 그랑힐스에는 1494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에 1만2135개의 통장이 신청했다. 평균경쟁률은 8.1대 1이었다. 마찬가지로 전용면적 84㎡A형에 48가구를 뽑는데 3606명이 몰려 75.1대 1의 최고경쟁률을 보였다.

지방에서도 1순위 마감이 잇달았다. 정부가 지난해말 지방까지 규제지역을 확대했지만, 청약열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대구 달서구 감삼동 일원에서 선보인 주거복합단지 ‘힐스테이트 감삼 센트럴’의 경우, 296가구를 뽑는 1순위에 4639건이 접수됐다. 평균 15.6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 모집 가구 수를 채웠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84㎡A로 41가구 모집에 2467건이 접수되며 평균 경쟁률 60.1대 1을 기록했다.

GS건설이 강원도 강릉시 내곡동 102번지 일대에 짓는 ‘강릉자이 파인베뉴’(918가구)의 1순위에도 청약자들이 몰렸다. 1순위에서 552가구를 모집하는데 7260명이 신청해 13.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면적 84㎡A형에서는 41가구에 2467개의 통장이 몰려 60.1대 1의 최고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번 1순위는 당해지역에서만 뽑은 것인데다 비규제지역임에도 실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