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일대 빌딩과 아파트들. / 자료=한경DB
서울 여의도 일대 빌딩과 아파트들. / 자료=한경DB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오피스 매매시장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 자영업자들의 매출 급감 등에도 주거상품으로 변화(컨버전)를 꾀한 결과다.

6일 신영에셋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거래가 완료된 중대형 오피스빌딩(서울 및 분당권역 소재 거래면적 3300㎡ 이상)의 거래금액은 4조37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연간 거래금액은 13조6753억원에 달하면서 2019년의 11조9673억원 보다 14% 증가하게 됐다.

매매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졌던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의 연간 평균 거래금액이 8조4000억원이었다. 지난해 거래금액은 이를 웃도는데다 매달 1조원 이상이 거래된 셈이 됐다.

지난해 오피스 거래금액이 이처럼 늘어난 까닭은 하반기에 거래량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거래금액(5조1000억원)과 4분기를 합하면 하반기에만 9조5000억원 가량이 거래됐다. 상반기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위축됐다. 현장 방문이 어렵거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회복 시기를 첨치기 어려운 시기였다. 그러나 하반기들어 대체상품으로의 변화가 급격히 이뤄지는 이른바 '컨버전 트렌드'가 이뤄지면서 시장도 빠르게 회복됐다.

컨버전 트렌드란 오피스빌딩을 매입한 이후에 상대적으로 수익확보가 용이한 주거용 오피스텔(아파텔)이나 임대주택 등 오피스빌딩 외 다른 용도로 전환(Conversion) 개발하는 사례를 말한다. 도심권역(부림·광일빌딩)과 여의도권역 및 서울 기타권역(KT강동지사 등 3건)으로 확산되면서 오피스 거래도 늘었다.

특히 여의도의 경우 지난해 파크원과 국민은행 여의도통합사옥 등 48만㎡ 규모의 오피스빌딩이 신규 공급되면서 3분기 공실률이 15%대까지 증가했다. 그럼에도 IFC 3개동(One, Two, Three IFC)이 모두 거래된 2016년(2조5000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많은 2조4000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 여의도의 낡은 오피스 건물들은 주택으로 컨버전되고 있다. 4분기에 거래 완료된 동여의도 유수홀딩스빌딩은 생활형 숙박시설로 신동해빌딩과 나이스2사옥은 임대주택 등으로 바뀔 예정이다.

거래 규모가 큰 프라임급 오피스빌딩의 선매각도 하반기에 집중됐다. 3분기 도심권역 SG타워(9393억원)와 디타워 돈의문(6563억원)에 이어 11월에는 여의도 파크원 타워2(9500억원) 등의 거래가 완료됐다. 지난달에는 성수 디타워 아크로 포레스트 업무동(6000억원/2020년 4월 매매계약 체결)이 거래됐다.

최재견 ㈜신영 부동산리서치센터장은 "2020년 오피스 매매시장의 주요 트렌드였던 주거상품으로의 컨버전 트렌드는 2021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간 11조원 이상의 거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과거 중국 관광객 급증으로 호텔 컨버전 사례가 늘었던 2011년과 공유오피스가 본격적으로 확장됐던 2017년의 컨버전 사례와 비슷한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