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군·구 절반 규제

'비규제' 아산·계룡시 매물 급감
동두천도 외지인 문의 급증
강원 원주·속초 신고가 속출

"조정지역 남발…내성만 생겨
전면 취소나 전방위 개선해야"
정부가 지난 17일 전국 시·군·구 37곳을 부동산 규제지역으로 지정하자 또다시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강원 속초시.   /한경DB

정부가 지난 17일 전국 시·군·구 37곳을 부동산 규제지역으로 지정하자 또다시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강원 속초시. /한경DB

정부가 지난 17일 전국 37곳을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하자 인근 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풍선 효과’가 또다시 나타나고 있다. 천안시와 논산시, 공주시가 한꺼번에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충남지역이 대표적이다. 지정을 피한 아산시, 계룡시 등에서 아파트 매물 감소와 호가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동두천시와 경북 구미시, 김천시도 비슷한 상황이다.

정부의 이번 발표로 전국 시·군·구 226곳의 절반가량인 111곳이 규제지역이 되면서 강원과 같이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 안정세를 나타냈던 지역 아파트값까지 들썩이고 있다.
비규제지역 아파트 매물 ‘급감’
또 풍선효과…강원도 아파트값까지 '들썩'

2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아산시의 아파트 매물 건수는 2611개로 한 달 전인 지난달 23일(3126개) 대비 1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충남 계룡시의 아파트 매물 건수는 253개에서 183개로 27.7% 급감했다. 아산시 배방읍 C공인 관계자는 “지난 17일 인근 주요 도시가 대거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아파트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는 집주인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16일 5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아산시 배방읍 ‘요진와이시티’ 전용면적 84㎡는 호가가 7억5000만원까지 나와 있다. 지난달 4억3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던 계룡시 두마면 ‘계룡더샵’ 전용 121㎡ 호가는 4억8000만원까지 뛰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경기 동두천시 아파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동두천시는 몇 안 되는 수도권 비규제지역이다. 동두천시 아파트 매물은 지난달 23일 850건으로 집계됐으나 한 달 뒤인 이날 644건으로 24.2% 줄었다. 동두천시 생연동 T공인 관계자는 “파주까지 규제지역이 된다는 소식이 나온 뒤부터 외지인들의 동두천 아파트 매매 관련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경북 구미시와 김천시에서도 아파트 매물 감소세가 감지된다. 이들 지역 인근인 대구와 경산시는 지난 17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구미시 아파트 매물은 지난달 23일 3834건에서 이날 3288건으로 한 달 만에 14.2% 감소했다. 같은 기간 김천시 아파트 매물은 741건에서 이날 535건으로 27.8% 줄었다. 지난 15일 3억15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경신한 김천시 율곡동 ‘엠코타운더플래닛’ 전용 84㎡는 현재 호가가 3억4000만원으로 올랐다.
강원도까지 ‘신고가 랠리’
정부는 지난 17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총 36곳의 시·군·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고 창원 의창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신규 지정했다. 이번에 조정대상지역에 새로 편입된 지역은 경기 파주시와 충남 천안시, 경남 창원시, 울산, 부산 일부 지역, 대구 일부 지역 등이다. 정부의 이번 발표로 투기과열지구는 전국 49곳, 조정대상지역은 111곳으로 늘었다. 전국 시·군·구 226곳의 절반이 규제 사정권에 든 셈이다.

규제지역이 한꺼번에 급증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 안정세를 보이던 강원 등에서도 아파트 신고가가 터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아직까지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곳이 없다.

강원 원주시 반곡동 ‘원주혁신도시중흥S-클래스’ 전용 105㎡는 18일 3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3일 뒤인 21일에는 4억5000만원에 다시 손바뀜했다. 호가는 4억7000만원까지 나와 있다. 강원 속초시 조양동 ‘KCC스위첸’ 전용 74㎡는 19일 신고가인 3억2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달 실거래가인 2억9000만원보다 3500만원 더 뛰었다. 현재 호가는 3억4000만원에 달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규제지역 지정이 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하고 인근 지역 부동산 가격의 불안만 가져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규제지역 지정을 남발하면서 시장이 내성을 갖게 됐다”며 “규제지역을 전면 취소하거나 제도를 전방위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풍선효과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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