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1일부터 분양권 주택수 산정
웃돈 2억에도 분양권 전매거래 '폭발'
전매풀린 인천 서구 대단지, 실수요자 대거 몰려

규제지역 불구 "앞으로 집값 더 오를 것" 전망에 실수요자들도 나서
공인중개업소들이 몰려 있는 모습. /사진=뉴스1

공인중개업소들이 몰려 있는 모습. /사진=뉴스1

"다운계약 없습니다. '검로푸(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는 오늘이 가장 쌉니다."(서구 A공인중개사)

수도권 내 집 마련 수요가 '분양권 전매'에서 폭발했다. 최근 전매가 시작된 인천 서구 백석동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4805가구)의 분양권 거래가 하루가 100건가량 쏟아지고 있다. 거래 닷새만에 전체 가구수의 10%가 전매되면서 업계에서는 '역대급 손바뀜'으로 보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개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진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의 거래건수는 503건이다. 지난 16일부터 거래가 가능했던 2단지는 306건, 17일부터 전매됐던 1단지는 197건이 기록됐다. 하루에 100건가량의 전매가 이뤄진 셈이다.

웃돈(프리미엄·P라고 불림)도 고공행진이다. 전용면적 84㎡의 분양권은 이날까지 최고가가 6억8260만원으로 1억원 이상의 웃돈이 붙었다. 분양가는 5억2000만~5억5000만원대였다. 아라뱃길이 보이는 고층으로 조망권을 갖춘 매물들은 2억원 넘게 웃돈이 붙으면서 호가가 7억7000만원까지 뛰었다. 분양가가 4억2000만~4억3000만원대였던 전용 59㎡는 하루가 다르게 호가가 상승중이다. 지난주만해도 3000만~5000만원 정도 프리미엄이 이번주 들어 1억원까지 치솟았다.

백석동 B공인 중개사는 "하루가 다르게 웃돈이 오르고 있다"며 "전용 84㎡기준으로 저층의 경우 피(P)가 5000만원 정도지만, 조망이 잘 나오거나 고층의 경우 2억원을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구가 투기과열지구다보니 실수요자들만 매수할 수 있는 조건이라 전매가 잘 안될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지만, 지금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가 단지 내 조경시설에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최근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 자료= DK아시아·DK도시개발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가 단지 내 조경시설에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최근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 자료= DK아시아·DK도시개발

인터넷으로 매물을 알아보고 있다가 현장으로 바로가는 매수자들도 나오고 있다. 김포에 살고 있는 박모씨는 "어제 거래가능했던 매물이 오늘은 안되고, 피 조절도 수시로 되고 있다"라며 "전화로 이름을 걸어놓는 걸로는 불안해서 직접 찾아가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김포 일대의 집값이 오르면서 매수시기를 놓쳤다며 인천에서라도 분양권을 잡겠다고 전했다.

실제 계약이 빠르게 이뤄지다보니 인터넷에 나온 매물이 정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해당 공인중개사들은 "순식간에 계약이 이뤄지다보니 내릴 겨를이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빨리 계약하자"는 분위기다보니 속전속결로 계약이 나오고 있다고도 했다. 속이 타는 매수자들은 "허위매물 아니냐"라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분양권 매매 및 명의 변경 신고도 바로바로 이뤄지고 있다. 보통 분양권 전매를 비롯해 아파트 매매는 신고가 적어도 하루이틀은 걸린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예외다. 당일 신고가 이뤄지면서 거래가가 업데이트되고 있다. 내년 1월1일부터 분양권을 매수하게 되면 주택수에 포함되다보니 서두르는 것이다.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의 모델하우스에는 명의변경을 위한 예약이 거의 찬 상태다. 분양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한정적으로만 받고 있다"며 "일단 예약을 걸어두고 전매하는 분들도 있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 이 단지는 명의 변경 업무가 몰리면서 예약접수시간을 늘렸다.

지난 6월 DK아시아·DK도시개발이 분양했던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는 서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던 6·17대책을 간발의 차이로 비껴가면서 전매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번에 전매를 통해 분양권을 사게 되면, 투기과열지구의 규제를 받게 된다. 등기 시까지 전매가 불가능하고 대출도 제한을 받는다. 때문에 실수요자가 아닌 이상 전매가 시들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오늘이 가장 쌉니다" 하루 100건씩 거래…속 타는 매수자들

하지만 내년 1월1일부터 취득하는 분양권에 대해 주택으로 취급하겠다는 발표가 지난 7월 나면서 반전상황을 맞았다. 내년부터 분양권을 팔게되면 각종 세금에서 더 무거운 세법을 적용받게 된다. 매도자들은 연말까지 무조건 전매하겠다는 입장이다. 갈아타기 수요나 내 집 마련 수요들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연말까지 분양권을 매수해야 1세대1주택 비과세를 판정하거나 중과대상 주택수 판정에서도 제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가 가장 부담이다. 양도세는 2021년 1월 1일부터 소득세 최고세율이 기존 42%에서 45%로 오른다. 현재는 과세표준 5억원 초과 시 42%의 최고세율을 적용하고 있지만 2021년에는 10억원 초과 구간이 신설되면서 최고세율이 45%로 상향 조정된다. 내년부터 조정대상지역의 주택을 팔 때 분양권도 주택수에 포함돼 양도세가 중과된다.

한편 지난 10월 전매제한이 풀렸던 인천 부평구 십정동 '힐스테이트 부평'(1409가구) 또한 거래가 활발하다. 이날까지 전매된 분양권은 236개로 전체 가구수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부평구는 6·17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실수요로 여겨지는 내 집 마련 수요도 늘었다"며 "연말까지 분양권 전매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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