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북 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북 아파트. /연합뉴스
임대차법 시행으로 촉발된 전세난으로 인한 서울 아파트시장 과열이 경기도 외곽 지역과 부산, 울산 등으로 번지고 있다. 경기도 김포가 규제지역에 포함되면서 비규제지역으로 반사이익을 보는 파주시는 1% 이상 뛰었고, 부산과 울산도 비규제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덩달아 올랐다.

수도권·지방 곳곳 비규제 '풍선효과'…강남 재건축도 들썩
10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2월 첫째주(12월7일 기준)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0.27% 올라 지난주(0.24%) 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03% 상승해 26주 연속 올랐다. 상승률은 지난주와 동일했다.

정부가 각종 거래규제에 전세대책까지 내놨지만 강남권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면서 가격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강남의 고가 재건축 단지는 매수세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강남 재건축 대장주인 압구정 현대가 조합 설립에 나서면서 주변 단지들의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어서다.

강남구는 일주일 사이에 0.04%에서 0.05%로 상승률이 커졌다. 송파구와 서초구도 각각 0.04%)와 0.03% 올랐다. 최근 강남에선 압구정동 일대 초기 재건축 단지들이 조합 설립에 나서면서 이 근방 아파트 단지들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압구정 현대는 전체 6개 구역 중 1~5구역이 조합 설립 요건인 주민동의율 75%를 넘어섰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압구정동 현대8차 전용 111㎡는 지난달 신고가인 23억65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압구정 현대7차 전용 245㎡도 10월 말 67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경DB
/한경DB
강북 지역에서도 개발 호재가 있는 곳 위주로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상계동 주공 1·6단지가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재건축 기대감이 커진 노원구가 0.05% 뛰었다. 청량리 역세권을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중인 동대문구(0.04%)도 집값이 많이 올랐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정비사업(조합설립·예비안전진단 통과 등) 진척 기대감이 있는 지역이나 중저가 단지 위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값이 오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수도권에선 김포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자 규제를 피한 인근 지역 단지의 호가가 오르는 ‘풍선 효과’가 지속하고 있다. 파주(1.18%)에서 매수 문의가 늘고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양 일산서(0.97%)·일산동(0.68%)·덕양구(0.67%)도 중저가 단지 위주로 상승하는 중이다. 인천 집값은 0.15%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 광역시에선 부산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 대구 수성구에선 아파트 매물이 쌓이고 매수 문의가 줄고 있지만 인근 비규제지역 집값은 올랐다. 부산 내에서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인 부산 강서구(1.32%)가 급등했으며, 사하구(0.79%)와 진구(0.78%)에서도 매수세가 붙고 있다. 부산 인근 지역인 울산(0.76%)도 강세다. 부산 인근 중소도시인 경남 창원 성산구(1.15%)·의창구(0.94%) 아파트 값도 크게 오르는 추세다.
수도권·지방 곳곳 비규제 '풍선효과'…강남 재건축도 들썩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7년여만에 최고치 상승폭을 이어가는 중이다. 전셋값은 0.29%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난주와 동일한 오름폭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0.14% 상승률을 기록했다.

매물부족 현상이 심각한 강남권 전셋값 오름세가 나날이 더 가팔라지는 중이다. 강동구가 0.23%, 서초와 송파구는 각각 0.21%, 강남구는 0.20%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감정원 측은 "실수요 대비 매물부족 현상이 지속되며 학군지나 직주근접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단지 위주로 상승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24% 올랐다. 인천 연수구(0.82%)나 김포(1.01%), 고양 덕양구(0.57%), 성남 분당구(0.44%), 남양주시(0.43%) 등에서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지방은 일주일 새 0.34% 상승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