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임락근 기자
2008년 글로블 금융위기가 2020년 한국 부동산에 주는 시사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미국 2000년대 중반에 비하면 여전히 건전한 편이긴 해요. 다만 지금까지의 이야기고, 여기서 더 올라가기 시작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첫 번째 주택보유율. 미국은 50%대에 있었는데 부시 정부 때 규제 완화하면서 60%대 초반까지 갔다가 지금 다시 50% 중반이에요. 모든 사람이 집을 갖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어느 나라나 집은 굉장히 비싸기 때문에 빚을 내서밖에 살 수 없어요. 부자는 대출 상관 없겠지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출 없이 집을 사기 어려운데 대출을 정상적으로 갚아나갈 수 있는 사람의 비율은 전체의 50~60% 사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우리는 201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54~55%였어요. 그런데 최근 통계를 보면 57~58%까지 올라온 것 같아요. 올해는 아마 60%까지 왔을 가능성이 있어요. 한국감정원에서 발표하고 있는 연령대별 주택 매수 세력 분포를 보면 3040이 압도적이에요. 신규 매수자죠. 전세나 월세를 살고 있던 사람들이 집을 샀다는 거에요.

집값이 오르는 지금은 상관없어요. 원래 밀물에는 모든 배가 떠요.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언젠가는 사이클을 타기 때문에 1~3년 지나면 결국 부시 행정부 때처럼 자가보유율이 60%대로 올라가게 되면 주택가격이 조금만 조정받거나 이자율이 조금만 올라가도 자기 집을 유지하지 못하는 분들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겁니다. 자가보유율이 너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 같아요. 구매 여력이 없는 분들조차 쫓겨서, 혹은 가격이 오를 거란 과도한 희망을 갖고 베팅한 결과 같아요. 이건 좋은 신호는 아닌 것 같고요.

그에 비해서 두 가지는 앞으로 미래에 대한 얘기입니다. 첫 번째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2000년대 중후반 무너졌던 첫 번째 이유는 서브프라임모기지를 비롯한 주택을 구입하기에는 신용도가 너무 떨어지거나 구매 여력이 없는 분들까지 집을 사게 됐던 상황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니만큼 우리도 큰 고려 사항이고 관심사에요. 앞으로도 이 데이터는 잘 봐야 합니다.

두 번째는 미국 주택시장에 공급이 너무 많았어요. 3억2000만~3억3000만 인구에 8000만~9000만의 가구가 있었습니다. 주택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한 해 150만호였습니다. 지난 40~50년 동안. 그런데 2000년대 중반에 3~4년 이상 200만호를 지었습니다. 공급 물량 늘어나는 데 장사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는 반대죠. 2016년을 고점으로 올해까지 4년 연속 주택 착공 건수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연평균 20%씩 줄었더라고요. 물론 작년에 택지 지정이 있어서 이제 공급은 늘 겁니다만, 안타깝게도 주택은 분양공고, 입주공고하고 나서 2~3년 뒤에나 입주합니다. 지금 분양광고 없잖아요. 수도권에서 타워크레인 잘 못 보잖아요. 향후 수년 내 주택공급이 반의 반토막 날 거 같다는 거에요. 여러 통계 사이트를 보면 올해 대략 4만~5만호가 입주를 하는데 내년은 1만5000~2만호, 내후년은 8000~1만호로 예상되거든요. 향후 3년 새 수도권 핵심지역에서 주택공급 입주가 늘어나는 곳은 인천 지역밖에 없어요. 2000년대 중반 미국은 주택 가격이 오르면 분양이 잘 되고 집도 잘 팔리니 많이 지었다면, 우리는 이상한 규제가 많아서 주택 공급을 억눌렀다는 거죠. 이게 차이입니다.

세 번째는 금리입니다. 2007~2008년 미국 모기지 금리는 7~8%였습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는 이자율이 10~12%였습니다. 금리가 그렇게 높으니 이자를 낼 수가 없죠. DSR이 25% 정도가 적정한데 30% 넘어가면 워치해야 하고 40% 넘어가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낮아요. 전국 평균을 보면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에요. 그러나 서울은 예외에요. 서울은 30~40%가량이에요. 이건 아직 괜찮은데 미국도 금리가 급등해서 이자를 못 내고, 연체가 됐잖아요. 근데 우리는 부동산 관련 연체율은 굉장히 낮죠. 지금은 부동산담보대출 1% 후반, 신용대출도 2~3%일 정도로 초저금리 상황이라 상황이 다르죠. 다만 DSR이 일부 지역 위주로 올라온 건 사실이라 금리가 조금만 올라오면 위험하죠. 변동금리대출도 많으니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충격, 중동 지역 전쟁 같은 충격으로 인해 유가가 오르고 하면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오를 수 있죠. 관세 전쟁도 우려됩니다. 이런 상황들은 미처 예상할 수 없는 부분이라 모르겠지만, 현재 조건만 보면 미국과 한국은 차이가 많아서 겁은 좀 나지만 집값은 더 오를 거 같은 분위기입니다.

▶임락근 기자
2023년이 고점이 될 거라고 예상하셨던데요?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입주가 2022년 정도까지는 급격히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죠. 더 나아가 FRB 파월 의장 임기가 그때까지인데 임기 중에는 금리를 인상할 것 같지가 않습니다. 과거 2기 신도시 때를 보면 판교가 택지 지정하고 제일 빨리 입주해서 5년여만에 입주했어요. 2018년에 9.13으로 지정했잖아요. 베스트 시나리오로 이야기해도 2023년에 일부 입주 내지 분양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나 검단처럼 지정하고 입주까지 12년 걸리기도 하거든요. 택지 개발이 예전만큼 신속하게 이뤄지기 어렵다는 거 우리 다 알고, 그 지역에 가기로 했던 지하철 노선도 예타 면제한다고 했지만 무산됐잖아요. 여러 가지 사례를 보면 3기 신도시가 판교만큼 신속하게 개발될거냐 하면 아니라고 봅니다만, 그래도 정부가 예산을 많이 투입하든가, 보상도 잘 되고, 땅을 팠더니 유물이 안 나온다면 2023년 정도에 꽤 대규모 사전청약이 이뤄지겠죠. 그러면 2023년이 시나리오상 고점이 될 수 있는 거죠. 우리나라가 미국이랑 다른 두 가지 조건이 2022년에 다 끝난다는 점에서 그런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죠.

▶임락근 기자
3기 신도시 전망은 어떤가요?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부정적이죠. 이유는 두 가지인데요. 현재 계획대로라면 서부선, 5호선 연장구간, 8호선 연장구간 등 그 지역으로 연결되는 경전철, 중전철 노선들이 있습니다. 그 역주변 대부분이 임대 가구로 공급될 것 같습니다. 선의는 이해합니다. 돈 없는 어려운 분들에게 집을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돈이 있는 사람들은 외곽에 대형평형을 배치하겠다는 거죠. 판교가 그렇거든요.

3기 신도시를 왜 만드냐는 질문을 하고 싶어요. 서울에 주택을 사고 싶은 사람이 많은데, 서울에 주택 공급이 어려우니, 서울까지 출퇴근이 편한 교통 좋은 곳에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거 아닌가요? 역 주변에 30~50층짜리로 고밀도 개발을 하고, 임대주택뿐만 아니라 고급주택도 넣어주자는 거죠. 역 주변에서 서울까지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망을 확충하는 한편 주변에 공원을 배치해서 친환경 도시로 개발하면 안 되냐는 거에요. 왜 자꾸 저밀도 친환경 임대 위주로 개발하냐는 거죠. 이렇게 해서야 사람들이 원하는 적기에 주택 공급이 되기 어렵죠.

그리고 철도망을 빨리 깔면 안되냐는 겁니다. 도로를 아무리 놔봐야 교통체증 완화 못한다는 건 경험을 통해 알잖아요. 다리가 늘면 늘수록 차를 몰고 나오는 사람이 늘어요. 가장 친환경 교통수단이 철도잖아요. 전기로 움직이죠, 한번에 수많은 사람을 이동시켜주죠. 사람들이 차들을 집에 놔두게 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우리나라의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습니까. 그런데 왜 신도시 개발엔 그게 안 보이냐는 거죠. 왜 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아파트를 많이 짓고, 도시철도엔 다 예타를 하냐는 거죠. 섬을 잇는 연육교에 몇 천억원씩 들어갑니다. 그리고 하루 통행량 몇 백대 몇 천대 수준이라고 해도 지역균형발전이라고 해서 뭐라고 얘기 안 하잖아요. 그런데 그 세금 대부분은 도시에 사는 주민들이 냈습니다. 그렇다면 도시 주민들의 교통난, 주거난 해소를 위해 개발되는 신도시에 국책사업화해서 중전철, 급행전철 깔아주면 안 되냐는 거에요. 도시 기반 시설 기반금도 이미 분양가에 다 들어가있잖아요. 각 지자체가 얼마 내냐, 역 어디에 내냐를 갖고 갈등하게 만드는 게, 김포 골드라인 보시면 신도시가 생기고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게 보이는데 두 량짜리 경전철로 만들었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잖아요. 코로나 쇼크로 인해서 경기도 안 좋을 때 고용을 창출하기도 쉽고, 탄소발자국도 줄일 수 있는 그런 사업들을 추진하는 건 경기부양에도 도움이 됩니다.

▶임락근 기자
인구감소, 코로나19 장기화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요?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미국에서 나타나는 특징적 현상이 교외 집값이 오르는 거에요. 다만 그건 미국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에 재택근무를 해도 될 정도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좋은 직장들은 많지 않습니다. 선진국에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대면 접촉이 필요없는 개발자들은 입장에서는 재택근무도 좋은 선택이고, 값비싼 도심 아파트보다는 교외 주택 선호하는 흐름이 나타나는 건 이해는 되지만,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2003년 일본에서 인구 감소를 다룬 책이 나왔는데요. 그 책에서 IT혁명 덕분에 도시 인구는 줄고, 지방 인구가 늘어날 거라고 전망했어요. 그런데 2년 뒤부터 어떤 일이 일어나냐면, 도쿄, 오사카 같은 대도시 집값은 15년 연속 올랐습니다. 사회가 발전하고 IT가 발달하면 서로 안 봐도 될줄 알았는데, 가장 생산성이 높고 경쟁력을 갖는 산업부문들의 특징을 보면 사람들이 모여서 토론하고 논쟁을 벌이는 클러스터가 있다는 거에요. 거기서 혁신이 생겨난다는 거죠. 미국은 실리콘밸리, 일본은 도쿄, 요코하마, 한국은 서울, 수원, 중국은 홍콩, 선전, 광저우 이게 세계 4대 클러스터이고 세계에서 나오는 특허의 80% 이상이 이 지역에서 나오죠. 끌어당김의 힘입니다.

더 나아가서 하나 추가되는 요인이 생각보다 노인들이 오래 사신다는 거에요. 우리는 예전 생각을 했었어요. 60 넘으면 얼마나 살겠어라고. 그런데 전원에서 20년 넘게 사시면서 몸도 편찮으시잖아요. 도시가 늙어가고 있다는 건데요. 부자 동네일수록 노인들이 많더라, 병원들이 많고, 커뮤니티가 있어서 그렇다는 거에요. 우리나라는 인구가 줄고, 가구 수도 준다고 하는데 제일 문제가 되는 건 거꾸로 대도시가 아니라 지방이 아닐까, 지방소멸이 문제가 되지 않겠는가 싶어요. 일본에서 예전에 나온 책들을 보면 도시가 어떻게 된다는 내용이었는데, 요즘엔 지방소멸과 관련된 게 많아요.

기획 한국경제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임락근 기자 촬영 고원일 PD 편집 김소희 PD
제작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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