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투자도, 개인주거도 골라 사는 시대
잘못되면 자산도 없어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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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울산 울주군, 경기 화성시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전국의 자치구(區) 가운데는 인천의 서구가 1등, 전국의 군(郡) 중에서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전국의 시(市) 가운데는 화성시가 적어도 올해는 최고의 지자체 자리에 올랐다. 지방자치행정과 지자체의 경쟁력 전문 연구기관인 한국공공자치연구원(대표 이기헌)이 발표한 ‘2020년 한국지방자치경쟁력지수(KLCI)’ 결과다.

각 지자체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이 연구원의 지수는 경영자원(투입), 경영활동(운영), 경영성과(결과)라는 3가지 큰 카테고리로 구성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출생아수 혼인수 대학생수를 계산하는 인구의 구성과 증감, 도로포장률과 인터체인지·철도역 개수 등 도시 인프라, 기업과 근로자 숫자 등 산업기반, 지자체의 재정자립도와 보조금 같은 재정문제, 공원 용지 등 생활환경, 공업지역의 총면적 등 산업여건, 복지, 의료기관 도서관 학교 지정문화제 등을 포함한 교육과 문화 공간, 범죄와 화재발생 건수를 포함한 공공안전 같은 세부 항목이 있다. 이밖에 상하수도 보급률부터 건축허가면적까지 세부 평가 항목이 다양한 편이고 매년 조사로 관련 데이터가 누적돼 있다.
◆'성장 유망 지역'돼야 선순환 발전 기대…집값만이 아니다
이렇게 계량화된 평가에서 1등한 지역이라면 한 마디로 앞으로 ‘성장 유망 지역’이 될 수가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미래 투자 후보지로 볼 만 하고, 취업을 바라는 청년부터 퇴직이후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은퇴자까지 개인들도 선택하는 생활근거지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가령 서울을 벗어나 새로운 사업이나 개인적 정착지를 물색할 때 발전가능하고 성장이 담보될 수 있는 지역에 살아야 경제적 성취도 따를 수 있다. 정주 여건도 함께 좋은 지역이 될 수 있다. 당연히 상권이 최소한 악화되지 않을 공산이 크고, 집값 등 부동산 자산가격도 좀 더 안정될 수 있는 지역이 될 것이다.
◆가장 젊은 화성, 신혼부부 찾게 하는 울주, 환경친화 인천 서구
시 부문에서뿐 아니라 226개 기초 지자체 중에서 1위를 차지한 화성부터 보자. 그만한 가치가 있다(11월26일자 한경 사설 ‘1만개 기업의 힘 … 화성시가 지자체 경쟁력 1등한 사연’ 참조). 내리 4년 1위에 오른 화성시가 올해도 1위를 하면서 평가받은 내용을 옮겨보면 대개 이렇다. <인구 100만 대도시를 향해 성장해나가는 청년 도시다. ‘화성시정의 주인은 언제나 시민’이라는 철학이 시정에 흐르고 있다. 인구증가율 전국 2위・경기도 1위, 최근 5년간 매년 약 4~9만명의 인구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평균연령 36.9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이다. 예산규모는 3조360억원(2019)에 달하고 재정자립도는 66.26%로 전국 1위다. 또한 제조업체 수 전국 1위로,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하여 1만여개의 업체 21만여명 근로자의 활발한 경제활동으로 건실한 산업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동탄2지구, 송산그린시티, 화성국제테마파크 등의 개발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중이며, 수인선 철도개통과 SRT 정차 등 수도권 사통팔달 교통망의 중심축으로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화성이 수도권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중요한 기본 메리트다. 하지만 단지 이것만으로 화성시가 1위가 된 것은 아니다. 시의 노력이 뒷받침 됐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전국 82개 군 가운데 1위한 울주군은 어떤 점을 평가받았을까. <신혼부부 주거비용 지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파견, 임산부・난임 부부 진료 교통비 지원, 초・중・고에 이어 울산 최초 유치원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등 결혼, 출산, 양육에 필요한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시민의 안전한 생활을 위하여 재난 예보·경보시스템과 스마트방사능방재시스템 구축, 청량화창 자연재해위험개선 지구 정비, 공동주택 지하차수벽을 설치하였으며, 지역 곳곳에 공영주차장을 조성하고 교통소외지역에는 울주사랑 택시와 마을버스를 운영하여 시민 정주여건 개선에도 실질적 성과를 거두었다. 중부청소년수련과, 천상도서관 등 문화 인프라를 확충한 점도 주요 성과 중의 하나이다.> 역시 울산이라는 광역시 관내에 있다는 게 유리한 점으로 작용했겠지만, 그렇게 보면 부산 기장군 대구 달성군 인천 옹진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나름의 노력으로 경쟁력을 유지한 것이다.

69개 자치구 중에서 수위에 오른 인천 서구의 평가 포인트를 보자. <청라국제도시, 루원시티, 검단신도시, 검암역세권 개발 등 대형 국・시책 개발사업과 함께 다양한 사업 추진으로 도심 확장 및 인구 유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전국 최초 사물인터넷(IoT)에 기반한 ‘악취&미세먼지 통합관제센터’ 구축을 비롯해 민관협력 ‘서구 클린로드단’발족, 친환경 LNG 청소차량 도입, 실시간 유해대기 측정차량 운영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미세먼지와 악취를 관리함과 동시에 인천 최초로 재활용전용봉투를 제작하고 배출실명제를 정착시킴으로써 폐기물처리체계 선진화에 앞장서고 있다. 서구 지역화폐인 ‘서로e음’을 4,262억원 발행하며 2019년 지자체 발행량 기준으로 전국 최대 기록을 세웠으며, 사통팔달 막힘없는 교통환경 조성을 위해 인천1,2호선 검단연장, 서울7호선 청라연장, 검단신도시 도로망 확충, 제3연륙교 건설 사업 등 광역교통망 확충에도 적극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적 성과가 평가받은 것이다.
◆'지방소멸' '자립발전'의 갈림길… 주민·정부 모두의 책임
시·군·구의 1등 지역은 역시 산업이 발달하고, 그 기반으로 경제적 성취를 이룬 곳들이다. 지자체 행정도 이런 데 초점이 맞춰졌기에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기업은 물론이거니와 시민, 주민들도 살고 싶은 지역을 골라가며 살 것이다. 선택받아야 살아남는다. 핵심은 경쟁력 유지다. 지역발전도 자립과 자치도 결국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달렸다고 본다면, 관건은 기업과 산업의 유치다.

‘지역소멸 시대’라는 경고가 잇따르는 시대, 지자체의 갈 길은 정해져 있다. 잘못하면 주민들에게 버림당한다. 주민들도 지자체장과 지방의회 구성(선출)을 잘 해야 한다. 잘못되면 지역은 서둘러 소멸되고, 자신의 생활 불편은 물론 자산도 함께 사라질 것이라는 점을 잘 인식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 ‘관리·통제', '보조·시혜’의 대상으로 지자체를 볼 게 아니라 스스로 자립하도록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

허원순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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