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중위가격 5억 돌파

금천구 11% 올라 상승률 1위
전세 수급지수 5년 만에 최악

강남구 중형 전세 평균 9억 육박
도곡렉슬 전용 84㎡ 17.75억
3개월 만에 5억7500만원 급등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3개월 만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평균 3755만원 오르는 등 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3개월 만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평균 3755만원 오르는 등 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서울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0일 전세보증금 17억75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새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 7월 초 12억원에 거래됐던 것이 약 3개월 만에 5억7500만원 급등했다. 현재 이 단지에서 이 주택형의 전세 매물은 제로(0)다. 도곡동 A공인 관계자는 “이제 이 단지 전용 84㎡를 구하려면 3개월 전 보증금에 추가로 월세 200만원가량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새 임대차보호법이 7월 31일 시행된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시행 직전과 비교해 최근 3개월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750만원 넘게 올랐다. 지난달 전세난을 반영하는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도 5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서울 전세 중위가격 5억원 돌파
임대차법 석달…서울 전셋값 3755만원 '껑충'

KB부동산 리브온이 2일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5억3677만원으로, 임대차보호법 시행 직전인 7월(4억9922만원)과 비교해 3755만원(7.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8월(5억1011만원) 평균 5억원을 넘어선 뒤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은 5억804만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5억원을 넘어섰다. 전월(4억6833만원)에 비해 한 달 만에 약 8.5%(3971만원) 올랐다. 서울에서 5억원 이하 전세를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임대차보호법 시행 전과 비교해 평균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자치구는 금천구로 나타났다. 금천구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7월 1258만9000원에서 지난달 1397만3000원으로 3개월 만에 약 11.0% 올랐다. 이어 성동구(10.9%) 은평구(10.3%) 강동구(10.2%) 강북·광진구(각 9.5%) 등의 순이었다.

전셋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강남구였다. 강남구에서 전용 84㎡ 아파트 전세를 구하려면 평균 8억7857만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서초구(8억555만원) 송파구(6억782만원) 성동구(5억9544만원) 광진구(5억8944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전셋값이 가장 저렴한 지역은 도봉구로 전용 84㎡ 기준 3억3200만원이 필요했다. 금천구(3억5566만원) 노원구(3억6208만원) 중랑구(3억6974만원) 강북구(3억7983만원) 은평구(3억9615만원) 구로구(3억9894만원) 등도 평균 전셋값이 4억원 미만이었다. 하지만 금천구 은평구 강북구 등의 전셋값 상승률이 가팔라 조만간 4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세 공급도 5년 만에 최악
전세 매물이 부족해 전세난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KB부동산이 조사한 지난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91.8로, 전달(189.3)보다 2.5포인트 상승해 2015년 10월(193.8) 후 5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전세수급지수(0~200)는 100을 초과해 클수록 공급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월세도 덩달아 오름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을 포함한 서울 주택 월세 상승률은 0.11%로, 전달(0.10%)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 상승률은 0.16%로 1월(0.16%) 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 이후 재계약이 늘어나면서 시장에 새롭게 나오는 임대 물건 자체가 줄었다”며 “전세와 함께 월세도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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