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다운계약 줄고 호가 8억대까지 올라
집값 상승 기대감에 매물도 급감
서구 내 구축 아파트 주민들은 소외감
내년 입주예정인 '검단 금호어울림 센트럴' 공사현장. (자료 금호산업)

내년 입주예정인 '검단 금호어울림 센트럴' 공사현장. (자료 금호산업)

2기 신도시인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고 있다. 검단신도시는 미분양 아파트로 골머리를 썩는 와중에 3기 신도시 발표로 인한 소외감,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과잉 규제 등까지 논란이 계속됐던 지역이다. 거래 가능한 분양권은 다운계약이 판을 치면서 특별단속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대규모 개발사업을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분양권 매물은 들어갔고, 다운계약도 자취를 감췄다. 집값이 (전용 84㎡ 기준) 10억원은 훌쩍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2일 서구 원당동과 일대의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검단신도시의 거래가능한 분양권은 급격히 줄었으며, 전용 84㎡의 호가는 8억원을 넘었다. 당장 거래가 가능한 분양권은 최소 7억원 중반대인데, 이는 분양가 대비 4억원가량의 웃돈이 붙은 수준이다.

원당동의 A공인중개사는 "개발사업자로 롯데가 들어온다는 얘기는 있었다"며 "실제 발표가 나면서 집값 상승 기대감에 매물들이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열층의 경우 7억원대에 나왔던 매물들이 8억원대로 호가를 높였다"고 덧붙였다.

롯데건설 컨소시엄은 인천도시공사와 '검단신도시 101 역세권 개발사업' 협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수도권 서남부 검단역(가칭)이 인접한 역세권 구역에 문화·상업·업무·주거시설을 포함한 복합문화공간을 개발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대지면적은 4만9500여㎡, 총사업비는 약 1조1800억원에 달한다.컨소시엄은 인허가 등의 절차를 거쳐 2022년 7월 착공해 2026년 상반기에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검단신도시 101 역세권 개발사업 조감도

검단신도시 101 역세권 개발사업 조감도

이러한 청사진이 공개되면서 분양권은 더욱 몸값을 높이고 있다. 검단신도시에서 분양권 거래가 가능한 단지는 검단 금호어울림 센트럴, 검단호반써밋 1차, 검단유승한내들 에듀파크 등 3개 단지 뿐이다. 매수자는 좀 더 싼값을 원하고 매도자는 양도세 부담을 덜기 위해 다운계약이 빈번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검단금호어울림의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9월 6억2240만원에 신고됐지만, 지난달에는 4억5240만원의 신고거래가 있을 정도다. 차이가 1억7000만원가량 나지만, 신고된 거래가의 대부분이 4억원대일 정도로 다운계약이 많았던 지역이었다.

개발호재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다운계약은 급격히 줄었다. 불로동의 B공인관계자는 "서구청에서 단속이 한 번 나온데다, 호재가 본격화되다보니 정상거래를 원하는 분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검단호반써밋 1차의 분양권도 발표가 나온 후 호가가 8억원대로 치솟았다. 이전 신고가는 지난달 6억5000만원이었다. 상대적으로 거래가가 낮았던 유승한내들에듀파크 또한 전용 84㎡의 웃돈이 2억이상 붙었고, 99㎡에도 분양가에 3억원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가 나오고 있다.

호가대로 거래가 성사된다면, 검단신도시 집값은 인천 서구에서 청라국제도시나 루원시티에 버금가게 될 전망이다. 올해 전용 84㎡기준으로 서구에서 최고가로 거래된 아파트는 청라한양수자인레이크블루로 9억원에 매매됐다. 청라호수공원한신더휴, 청라에일린의뜰, 청라호반베르디움, 청라제일풍경채에듀앤파크2차 등에서 7억~8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졌다. 가정동 루원시티 일대의 아파트들은 5억~6억원대 거래가 보통이다.

지역 단체채팅방이나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롯데건설 컨소시엄을 역세권과 쇼핑 인프라를 갖춘 수도권 내에 다른 아파트들과 비교하고 있다. 화서역에 스타필드가 입점하면서 수혜를 입은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나 신분당선 성복역에 롯데몰과 함께 들어선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아파트는 매매가가 10억원을 넘었고, 지역 대표 아파트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소외감을 느끼는 건 구축 아파트 주민들이다. 시세가 거의 오르지 않은데다 투기과열지구로 각종 규제는 받고 있어서다. 공촌동의 김모씨는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서 가고 싶어도 집이 팔리지 않는다"며 "집이 팔리지 않는동안 주변 집값은 많이 올랐고 대출도 줄어든데다 주택자금조달계획서까지 내야한다니 그냥 포기하고 살아야 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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