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값, 19주 연속 급등…누적상승률 2.51% 달해
수영구 재건축·해운대 새아파트 등 중심으로 상승
"규제지역 재지정 되는 것 아니냐" 촉각
부산 수영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부산 수영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부산 일부지역에서 몇 달 새 수억원씩 뛰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리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서다. 일각에선 규제지역 재지정 필요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부산지역의 집값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운대 아파트, 한달 새 4억원 가까이 올라
2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19일 기준) 부산 수영구의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66% 상승하며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해운대구(0.52%)와 연제구(0.48%), 동래구(0.34%) 등도 많이 뛰며 전국 집값 상승률 10위권 내에 올랐다.

부산 아파트값은 6·17부동산대책 시행 직전인 6월 셋째주(15일 기준)부터 10월 셋째주까지 19주 연속 급등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누적상승률은 2.51%에 달한다. 이 기간 상승세를 주도한 부산 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의 주간 아파트값 누적상승률은 각각 7.36%, 6.60%, 4.07%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국이 2.11%, 서울이 0.62%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부산 재개발·재건축 투자에는 외지인들까지 가세하는 분위기다.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3060가구) 전용 148㎡는 이달 9일 22억2000만원에 손바뀜해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주택형은 지난해 9월 평균 12억2000만원에 거래됐는데 1년 새 10억원이 뛰었다. 지난해 9월 6억1000만원에 매매됐던 수영구 수영동 ‘수영현대’(1180가구) 전용 125㎡는 지난달 12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수영구의 Y중개업소 대표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하다”며 “서울 등 외지인들 투자 수요는 물론 부산 내에서도 관심을 갖는 수요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영구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2905건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많았다.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일대 아파트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일대 아파트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해운대 인기 아파트값도 치솟는 중이다.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면적 157㎡는 지난 21일 18억5000만원에 팔렸다. 지난달 초 같은 면적이 14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한달여 새 3억7000만원이 올랐다. 인근 '해운대 아이파크' 전용 139㎡도 이달 15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한달 만에 이전 신고가(13억8000만원)을 넘어섰다.

부산은 지난해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얼었던 시장이 풀렸다. 대출 조건과 전입 의무 규제 강화 등으로 매매가 상승세가 주춤한 서울과 달리 각종 규제를 비켜 나갔다. 재건축 예정 단지와 신축 단지 등을 중심으로 투자세가 몰리고 있다.

부산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수도권보다 대출규제 등에서 유리해 비교적 집을 매매하기가 용이하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며 “부산 수영구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서울 재건축 아파트와 달리 실거주 2년 의무화 규제에도 해당되지 않아 당분간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시 규제 들어오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규제지역 재지정도 거론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부산 집값 안정화’를 촉구하는 글까지 등장했다. 부산에 거주 중인 40대 가장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부산은 2019년 11월쯤 조정지역 해제와 더불어 1년도 안된 시기에 해운대 지역의 집값이 30~50% 이상 올랐고, 현재도 계속 매도호가가 경쟁하고 있다”며 “지금 부산저잣거리에 들리는 이야기를 하면 여당과 국토부에서 너무 집값을 올려 지금 집값을 잡으면 폭탄이 터질까봐 손놓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글에는 ‘집값을 안정화 시켜달라’ ‘세수만 증가하는 부동산 정책 말고 현실적인 정책 부탁한다’ 등의 공감 댓글이 달리고 있다.
부산 집값 얼마나 많이 뛰었길래…"규제해달라" 靑 청원까지

실제 부산에서 일부 지역들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기 위한 정량 요건은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는 아직 부산에 대해 규제지역 추가지정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현장에선 “이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정부에서도 규제지역 재지정 카드를 들고 나오지 않겠나”는 전망이 나오는 중이다.

다만 규제지역에 적용된다면 작년과 같은 시장 침체기를 또다시 겪을 수 있다며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는 않다. 특히 부산은 2018년부터 매년 2만가구씩 신규물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1만5000가구로 소폭 감소하지만 그 다음해는 또 2만 가구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산은 조정지역에서 벗어나기 전 한동안 가격이 눌려 있다가 다시 오르는 것”이라며 “광주, 대구에 이어 울산에서 중형면적 가격이 10억원대를 넘을 때도 부산은 잠잠해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공급이 많다는 점이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규제지역으로 재거론될 경우 집값 흐름에 변화가 생길 여지가 많다“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