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롭테크 기업은 데이터와 플랫폼으로 부동산산업의 고질적 문제인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프롭테크가 기존 부동산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할 겁니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프롭테크 회사인 리판(REPAN)의 전경돈 대표는 22일 서울부동산포럼이 주최한 조찬 세미나에서 콘테크(ConTech)가 앞으로 건설업의 파괴적 혁신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테크는 건설(Construc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자동화·디지털화 등 4차산업 기술을 활용해 건설공정의 생산성을 높이는 혁신기술을 의미한다.
전 대표는 그동안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부동산산업의 디지털화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자산별로 이질성이 높아 가치 산정이 어렵고, 중앙거래소가 없어 정보 수집과 실시간 가격 포착이 어려웠다. 또한 공급자와 중개인 우위의 시장, 국가별로 상이한 법률에 의거하다보니 글로벌 기업 진입이 어려운 국지적 시장의 특성도 컸다. 무엇보다 고가의 자산을 매개로 하다보니 오프라인 거래 비중이 컸고, 부동산업의 칸막이식 규제가 업태간 시너지 창출을 저해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술은 이미 준비가 됐지만 각종 규제들 때문에 부동산산업의 디지털화가 어려웠다"면서 "프롭테크 기업이 늘어나면서 이런 벽이 무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현재까지 1조3650억원의 투자가 75개사에 이뤄졌다. 이중 48개사에서 6644억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전 대표는 "단순 디지털·매물리스팅 하는데서 시작한 프롭테크가 데이터분석·공유경제·VR로 기존 사업자와 직접 경쟁하는 구도로 갔고, 핀테크·블록체인·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접목해 효율성 개선을 입증했다"면서 "이제는 투자자들이 프롭테크 기업과 시장의 성장보다 수익성 검증을 요구하는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향후 부동산에 적용되는 기술들이 다양해지면서 프롭테크 업체들간의 협업과 공생관계가 확장돼 융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정보의 공개가 가속화됨에 따라 그간 부동산 수익의 근원인 정보 비대칭이 크게 해소돼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법과 제도의 완화가 필요하지만 블록체인기술의 활용으로 부동산금융 등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 중개, 관리 영역을 아우르는 거대 부동산 플랫폼, 건설업의 파괴적 혁신을 초래할 콘테크 기업이 계속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판(REPAN)’은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내 오피스 및 주택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부동산 자산운용 및 투자 플랫폼 제공을 위한 프롭테크(PropTech)회사다. 지난 2019년 4월 ‘공인중개사 물건 독점권 부여 및 이의 신청 시 재판 프로그램’으로 국내 및 해외 특허를 출원 후 ‘리판’ 개발을 시작했다. 리판은 통합플랫폼과 함께 중소형 빌딩을 비롯한 상업용 부동산 수익률 계산 앱인 ‘리판원(REPAN-ONE)’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앱은 빅데이터를 가진 시장 참여자와 추가적인 투자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를 위한 정보 수집 및 분석의 새로운 기준을 제공할 전망이다.
조찬세미나를 진행한 서울부동산포럼은 부동산 개발 및 금융, 마케팅, 자산 관리 등 업계 오피니언 리더와 부동산 학계 교수, 법률, 회계, 감정평가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순수 비영리 단체다. 2003년 63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현재 약 200명이 활동 중이다.
‘라떼는’ 적금으로 재테크를 시작했다. 취직하면 모두 적금부터 들었다. 당시엔 별 느낌이 없었지만 요새와 비교하면 금리가 짭짤했다. 1~2년짜리 적금을 많이 들었고, 3년짜리 적금을 붓기도 했다. 월급통장 자동이체라서 적금 들고 난 뒤엔 별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 만기 때 목돈을 찾으면서 느꼈던 성취감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렇게 모은 목돈을 다시 정기예금에 넣는 사람이 많았다. 종잣돈이 쌓이면 전셋집을 구하거나 대출을 보태 집을 장만했다.사실 이런 스토리는 ‘라떼는’보다 이전 세대부터 일반적이었다. 그만큼 오랫동안 재테크가 단순했다. 이에 비해 밀레니얼 세대는 어떤가. 저금리 탓에 같은 금액을 모으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 거기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은 도전 의지를 품는 것조차 불가능할 지경이다. 이제 밀레니얼에게 유일한 방법은 주식 투자다.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는 관심 없다. 오직 직접 투자다.주식으로 목돈을 만들어 내 집 장만을 꿈꾸는 이들이 많다. 전략은 나쁘지 않다. 올 3월 저점 이후 반등장에선 수익이 쏠쏠해 ‘이런 식이라면 꿈이 현실이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커졌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2400선 근처에서 상승 탄력이 떨어지고 성장주 급등세에 제동이 걸리면서 ‘현타(현실 자각 타임)’를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다.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에 단타 성향이 강해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주식 투자를 ‘라떼는’의 적금처럼 접근해보면 어떨까. 특히 해외 주식 적립식 투자를 고려하면 좋을 듯싶다. 미국 대선 전후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긴 하지만, 내년 말까지 미국 경기 사이클이 상승 국면이므로 미 증시가 좋은 흐름을 보일 거란 전망(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적립식 투자라면 테슬라, 애플처럼 국내 투자자가 이미 많이 투자한 주식도 큰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종목을 원한다면 최근 한국경제신문 유튜브 ‘돈도썰(돈 불리는 데 도움 되는 썰)’ 인터뷰에 출연한 애널리스트들의 추천 종목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바이오 기업 ‘베이진’을 추천한다. 신약의 가치가 가장 크게 뛰는 때는 임상2상 결과가 나올 즈음인데, 베이진은 임상1상을 많이 진행하고 있어 임상2상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2~3년 뒤에 수익률이 극대화될 거라는 설명이다.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프롭테크(부동산+기술) 기업 ‘질로우’가 부동산시장을 바꿀 게임 체인저라고 주장한다. 미국의 최대 부동산 중개 플랫폼인 질로우는 방대한 데이터로 집값을 평가한 뒤 저평가된 주택을 매입하고 인테리어로 가치를 높여 되파는 사업을 시작했다. 전형적인 프롭테크 기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했다는 점이 주목된다는 평가다.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세계 최대 5세대(5G) 이동통신 인프라스트럭처 리츠인 ‘아메리칸타워’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19세기 골드러시 당시 금광에 몰린 사람에게 청바지를 팔아 돈을 번 리바이스와 닮았다는 주장이다. 5G가 보편화될수록 거대한 통신탑을 대거 보유한 아메리칸타워가 통신회사들로부터 받는 임대료가 증가하는 구조라서다.이 밖에 조금만 시간을 들이면 유망한 해외 주식 정보는 쉽게 접할 수 있다. 해외 주식 적립식 투자를 마음먹었다면 이런 정보를 잘 가려서 적절하게 분산 투자해야 한다. 베이진, 질로우, 아메리칸타워 등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밀레니얼 세대가 수년짜리 적금을 붓듯 해외 주식에 투자해 목돈 마련에 성공한 뒤 다음 세대에게 ‘라떼는 말이야’라고 해외 주식 투자 경험을 얘기할 때를 기대해본다.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건설·부동산업계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프롭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 대형 건설사부터 스타트업까지 빅데이터와 가상현실(VR) 등 신기술을 활용해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프롭테크는 IT를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 산업을 의미한다. 국내 프롭테크기업 모임인 한국프롭테크포럼은 2018년 10월 설립된 지 약 2년 만에 회원사가 214곳으로 늘었다. 건설사와 시행사뿐 아니라 각종 스타트업 130곳이 가입했다. 국내 프롭테크산업은 초기 공유오피스와 온라인 중개 플랫폼 위주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부동산 가치 분석, 건설 현장 관리,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로 진화하고 있다.VR을 인테리어와 건설현장 관리 등에 활용하는 스타트업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어반베이스(사진)는 머신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종이 형태의 건축 도면을 몇 초 만에 3차원(3D)으로 자동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해 국내를 비롯해 일본 미국 유럽 등에서 특허 등록을 마쳤다. 클릭 몇 번으로 국내 아파트 대부분을 주택형별로 가상 공간에서 재현해 가전과 가구를 배치하고 장판, 벽지 등을 시험해볼 수 있다. 큐픽스는 아파트 건설현장을 3D로 구현해 공사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리자가 주석을 달아 현장에 작업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림플래닛도 VR, 증강현실(AR) 등 체감형 기술을 도입해 전시회, 쇼핑시설 등의 3차원 공간을 구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인공지능(AI)으로 부동산 가치 판단을 돕는 기술도 있다. 스페이스워크의 랜드북은 면적 440㎡ 이하 소규모 토지의 개발 규모 및 사업성을 신속하게 분석해 개발 가치 판단과 결정을 돕는다. 랜드북 가로주택 서비스는 AI 기반 가로주택 건축설계 프로그램을 통해 가로주택 및 소규모 재건축의 사업성을 신속하게 검토해준다.건설현장에 드론을 활용하는 기업도 나왔다. 엔젤스윙은 대규모 토목공사 현장에서 드론이 찍은 항공사진을 3D로 편집해 작업량 등 공정상황을 보여준다. 1㎢ 기준 2명이 14일 동안 할 측량을 드론이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 얼마 전 GS건설이 이 기업에 투자했다.업계에선 프롭테크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인혜 한국프롭테크포럼 사무처장은 “건설·부동산산업은 아직 디지털화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해외에선 프롭테크 관련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20개 넘게 나온 만큼 국내에도 2~3년 안에 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4일 개막한 국내 최대 부동산 박람회인 ‘집코노미 언택트 박람회’에선 2개의 특별관(3기신도시 및 프롭테크 혁신관)을 둘러볼 수 있다. 3기 신도시 및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을 설명하는 ‘3기 신도시관’에 첫날부터 접속자들이 몰렸다. 3기 신도시 특별관에는 경기(GH)·인천·부천·하남·고양·남양주도시공사 등이 참여한다. 3기 신도시 진척 상황, 세부 면적과 가구 수, 사업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수도권 3기 신도시는 남양주 왕숙, 인천 계양, 부천 대장, 고양 창릉, 하남 교산 등 다섯 곳이다. 이들 지역에서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17만 가구를 웃도는 아파트가 나온다. 지하철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철도 교통을 통한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게 장점이다. 3기 신도시 중 가장 규모가 큰 남양주 왕숙 신도시는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왕숙천 홍릉천 등 뛰어난 자연 경관 속 청년문화예술도시로 조성된다. 하남 교산 신도시는 덕풍천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주거단지, 모든 집이 역세권인 수변 신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고양 창릉 신도시는 창릉천과 도시 숲이 있는 친환경 도시, 인천 계양 신도시는 청보통신 컨텐츠 중심의 일자리 도시, 부천 대장 신도시는 지능형 로봇, 항공 드론 등 신산업과 자연문화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산업문화도시로 지어질 예정이다. GH 관계자는 “3기 신도시는 역세권 입지에 자연과 어우러진 주택을 주변 시세보다 낮게 공급하는 도시”라며 “일자리, 자연, 교육환경 등을 갖춘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별 주요 사업도 소개된다. 부천도시공사는 역곡택지지구와 주차로봇을 홍보한다. 역곡 공공주택지구는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에 따라 지난해 12월 중소 규모 택지지구로 지정됐다. 사업 면적은 66만㎡로, 55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주차로봇 ‘나르카’도 눈길을 끌 전망이다. 부천시가 국내 최초로 도입을 준비 중인 나르카는 최대 3t의 차량을 들어 올려 주차장으로 운반한다. 내년 2월 정식 운영한다. 남양주도시공사는 2조6000억원을 투입한 남양주 삼패동 일대 양정역세권(206만㎡) 개발사업 중2구역(82만㎡)의 사업시행을 맡았다. 바이오제약연구단지와 방송문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남도시공사는 바이오헬스 분야의 예비창업자와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하남스타트업캠퍼스’를 오는 12월 연다. 495㎡ 규모의 입주공간에 업체 6곳이 입주할 예정이다. 고양도시공사는 8234억원을 들여 대화동·법곳동에 85만㎡ 규모의 ‘일산테크노밸리’를 조성 중이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영상 콘텐츠, 바이오헬스 등 혁신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입주 문의를 해온 기업은 260여 개에 달한다.윤아영/신연수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