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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을 총괄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임대차3법에 발목을 잡혔다. 홍 장관은 다주택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기도 의왕 소재 아파트를 팔기로 했지만 임대차법 때문에 매매계약이 파기될 위기에 처했다. 그는 현재 거주중인 서울 마포 전셋집도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밝혀 비워줘야 해 '전세 난민' 처지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지난 8월 본인 소유의 경기 의왕 아파트 매매 계약을 9억2000만원에 체결했으나, 새 집주인은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잔금 납부와 등기 이전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 1월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기존 세입자가 당초 인근 지역으로 이사를 계획했지만 최근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옮겨갈 집을 구하지 못하자 계속 거주할 뜻을 밝힌 것이다.

지난 7월 31일부터 시행된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계약 기간 종료 6개월 전까지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앞선 6·17 부동산대책에서 의왕을 투기과열지구로 신규 지정, 해당 지역 소재 아파트를 매입하며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6개월 이내에 소재지로 전입하도록 한 바 있다.

이번 매매 계약에서 홍 부총리의 아파트를 산 새 집주인은 세입자의 거주 의사로 전입이 불가능해지면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홍 부총리는 2005년부터 가족과 함께 의왕 아파트에 거주하다 2017년 말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분양권을 받았다. 이후 세종시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분양권 전매가 제한돼 분양계약을 해지하지 못했다.

홍 부총리는 2018년 12월 부총리 취임 직후 서울 마포에 전셋집을 구했고, 올여름 부동산 시장 급등 상황에서 현 정부가 공직자들에게 다주택 상황을 해소하라는 지침을 내리자 원래 거주하던 의왕 집을 매각했다.

최근에는 마포 전셋집 주인이 본인 실거주를 이유로 내년 1월 전세 만기를 앞두고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하면서 새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새로 전세를 구하는 분의 어려움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전셋값 상승요인에 대해 관계부처 간 면밀히 점검·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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