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6212건…'역대 최저'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31일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계약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전세를 월세로 돌리거나 보증금 인상분을 월세로 받는 사례가 늘면서 반전세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임대차 계약은 총 621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1만209건)과 비교해 39.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차 계약은 매매 계약과 달리 기한이 없어 추가로 신고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1만건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임대차 거래가 월 1만건 아래로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서울에서 아파트 전·월세 거래가 줄어드는 건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 상한제로 전세기간이 최장 4년(2년+2년)까지 보장되고, 보증금을 많이 올려받기도 힘들어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 주기를 꺼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양도세 비과세 요건과 재건축 조합원 2년 거주 요건 등을 채우기 위해 실거주하겠다는 집주인이 늘고 있는 것도 전·월세 거래를 줄어들게 만드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반전세 비중은 13.3%(827건)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시 분류 방식으로 반전세(준전세)는 전세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형태를 뜻한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의 반전세 비중은 △6월 9.8% △7월 10.4% △8월 13.2% △지난달 13.3%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상승세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1707만원으로 지난 8월(5억1011만원) 5억원 선을 처음 돌파한 뒤 약 696만원 더 올랐다. 한강 이남 11개 구 평균 전셋값은 6억295만원으로 처음으로 6억원을 넘겼다. 한강 이북 14개 구도 지난 7월(4억180만원) 4억원 선을 처음 돌파한 뒤 오름세를 지속해 지난달 4억2045만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89.3으로, 2015년 10월(193.1) 이후 약 5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넘어 클수록 공급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지난달 서울의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42.6으로, 국민은행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4000여 개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전셋값 전망을 조사한 지수로, 100을 넘어 클수록 상승 비중이 높다는 뜻이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