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실 후 취득하면 토지분 과세…주택 중과세 면해
준공 뒤에도 원시취득세율…토지거래허가는 제약
재건축을 위해 연말까지 철거 공사를 진행하는 서울 청담동 삼익아파트. 한경DB

재건축을 위해 연말까지 철거 공사를 진행하는 서울 청담동 삼익아파트. 한경DB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귀한 ‘절세 입주권’ 매물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다주택자라도 중과된 취득세율을 적용받지 않고 매수할 수 있는 물건들이다. 철거된 이후 사면 주택이 아닌 토지를 취득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청담동 ‘청담삼익’ 아파트가 이주를 마치고 철거에 들어갔다. 연말까지 멸실을 마친 이후 2024년 최고 35층, 1230가구 규모로 재건축한다. 일대에서 드물게 한강을 바로 앞에 끼고 있어 인기가 높은 단지다. 2017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얻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피했다.

이 단지는 지난 6월 말 전용면적 105㎡가 28억7500만원에 손바뀜한 게 마지막 거래다. 청담동 일대에서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기 직전이다. 매수인이 2년 실거주를 하는 조건으로 구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거래가 쉽지 않지만 호가는 오히려 올랐다.

재건축 후 전용 105㎡를 배정받는 물건은 분담금을 제외하고 30억원에 나온다. 전용 168㎡를 배정받는 전용 164㎡ 입주권은 45억원 안팎을 호가한다. 추가분담금을 더하면 50억원대를 넘어선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들의 이야기다.

가구수를 늘리지 않는 ‘1 대 1 재건축’을 추진하는 ‘홍실’ 아파트는 전체 419가구 가운데 매물이 하나뿐이다. 전용 96㎡가 25억5000만원에 나왔다. 영동대로 복합개발과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의 수혜를 입는 이 단지는 이달까지 이주를 마무리하고 철거에 들어갈 계획이다.

강남 입성을 노리는 이들에겐 이 같은 ‘철거 입주권’이 절세의 묘안이 될 수 있다. ‘7·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큰 폭으로 오른 취득세율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유상매매할 땐 8~12%의 취득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재건축·재개발로 건물이 멸실된 이후라면 주택이 아닌 토지를 취득한 것으로 본다. 토지분 취득세는 4%이기 때문에 주택 상태에서 매수하는 것보다 세금에서 유리하다.

준공 이후 주택에 대한 취득세를 낼 때도 세금을 아낀다. 앞서 납부한 토지분을 제외하고 건물분에 대해서만 2.6%를 낸다. 집을 유상매매한 게 아니라 직접 지은 원시취득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8~12%의 승계취득세율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승현 진진세무회계법인 대표회계사는 “다주택자라면 멸실이 이뤄진 이후 입주권을 매입하는 게 세금 측면에선 유리하다”며 “반대로 무주택자라면 멸실 이전 주택 상태에서 매입해야 토지분 4%가 아닌 주택분 1~3%의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입주권을 매수하더라도 준공 이후 실거주 요건을 채워야 한다. 청담·대치·삼성·잠실동에서 지난 6월 23일부터 시행된 토지거래허가제는 주택과 토지 등을 매수인이 직접 사용하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주택일 경우 2년 동안 실거주해야 한다. 청담동 A공인 관계자는 “이미 철거공사를 시작해 매수인이 입주할 수 없기 때문에 준공 후 2년 거주하는 조건으로 허가가 나온다”며 “입주 시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리더라도 거주 요건은 계속 적용된다는 답을 구청에서 받았다”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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