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0억원을 넘어섰다. 30대의 ‘패닉바잉(공황 구매)’ 열풍에 1년 전과 비교해 1억6000만원가량 높아졌다. 28일 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0억312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평균 8억4051만원)과 비교해 1년 만에 19.3%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7년 3월 6억17만원으로 처음 6억원대에 진입한 뒤 2018년 3월 7억원, 그해 10월 8억원, 올해 3월 9억원을 넘어섰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곳은 강남구로 3.3㎡당 평균 가격이 약 7072만원에 이르렀다. 전용면적 85㎡ 아파트 한 가구가 18억2172만원에 달했다. 같은 면적 기준으로 서초구(평균 15억7134만원) 송파구(12억6819만원)가 그 뒤를 이었다. 아파트값이 가장 저렴한 곳은 금천구로 평균 6억420만원이었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곳까지 빠짐없이 오르면서 서울에서 전용 85㎡ 평균 매매가격이 6억원 이하인 자치구는 이제 사라졌다는 얘기다.

서울 전셋값도 강세…평균 5억1700만원 넘어
강남 11개구 전세 6억 첫 돌파

서울 아파트값 이젠 '평균 10억'
7억원 아래인 지역도 금천구 외에 도봉구(6억1320만원) 중랑구(6억2401만원) 강북구(6억4414만원) 은평구(6억5912만원) 등 4개 구에 불과했다.

중저가 아파트가 모여 있는 지역 위주로 최근 1년간 평균 집값 상승률이 높았다. 성북구는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지난해 9월 약 2333만원에서 이번달 3054만원으로 30.9%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노원구와 금천구가 각각 28.6%, 28.1% 올랐다.

전세가격도 강세다.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1707만원으로 지난달(5억1011만원) 5억원 선을 돌파한 뒤 약 696만원 더 올랐다. 특히 한강 이남 11개 구 평균 전셋값은 6억295만원으로 처음으로 6억원을 넘겼다. 한강 이북 14개 구도 7월(4억180만원) 4억원 선을 돌파한 뒤 오름세를 지속해 이달 4억2045만원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장 비싼 곳은 강남구로, 전용면적 85㎡ 기준 평균 가격이 8억7246만원에 달했다. 이어 서초구 7억8000만원, 송파구 6억252만원 등 순으로 비쌌다. 25개 자치구 중 평균 전셋값이 4억원 미만인 곳은 △도봉구(3억2527만원) △금천구(3억4952만원) △노원구(3억5501만원) △강북구(3억7719만원) △은평구(3억8768만원) △구로구(3억9702만원) 등 6곳에 그쳤다.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과 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전세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89.3으로, 2015년 10월(193.1) 이후 약 5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넘어 클수록 공급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이달 서울의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42.6으로,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KB부동산이 전국 4000여 개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전셋값 전망을 조사한 지수로, 100을 넘어 클수록 상승 비중이 높다는 뜻이다. 이달 전망지수는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직후인 지난달(140.2)보다 더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모두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석 이후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전세난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축 아파트 공급도 줄어 ‘똘똘한 한 채’로 꼽히는 서울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서울 아파트를 찾는 수요는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거래는 많지 않아도 신고가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