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부동산 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 하지만 30대의 ‘패닉바잉(공황 구매)’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막차라도 타야 한다는 30대의 불안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뚝…'패닉바잉' 30대 비중은 쑥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0대는 지난달 서울 아파트 2541가구를 매입했다. 지난달 전체 거래(6880가구)의 36.9%에 달한다. 관련 통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다. 다만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전월(1만6002건)에 비해 약 57% 줄어들었다.

30대 매입 비중이 가장 높았다. 40대(28.3%), 50대(16.5%), 60대(8.7%)가 뒤를 이었다. 30대의 매입 비중은 지난 2월 33.0%로 단기 고점을 찍은 뒤 5월 29.0%로 감소세를 보였다. 6월 32.4%로 반등한 뒤 7월 33.4%로 올라갔다.

지역별로는 강서구의 30대 매입 비중이 46.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성북구(45.0%) 성동구(44.5%) 동작구(44.1%) 서대문구(43.3%) 순으로 집계됐다.

경기와 인천 등 외곽지역의 30대 매입 비중도 늘었다. 지난달 경기 아파트 30대 매입 비중은 28.0%로 7월(25.1%)보다 2.9%포인트 증가했다. 인천도 7월(19.4%)보다 5.0%포인트 늘어난 24.4%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6·17 대책’ 등 잇단 부동산 대책으로 투기 수요가 줄고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한다는 뜻)을 통해 패닉바잉에 나선 30대의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정부 발표를 믿고 수도권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을 노리는 것도 ‘희망 고문’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강도 부동산 대책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집값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30대는 여전히 주택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셋값 급등세를 잡지 못한다면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무주택 30대의 패닉바잉이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