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선동의 미사강변센트리버 아파트. (자료 한경DB)
하남 선동의 미사강변센트리버 아파트. (자료 한경DB)
경기도 하남시의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서울의 집값과 전셋값이 오르면서 밀려난 수요도 있지만, 3기 신도시에 청약하기 위한 대기수요가 몰린 영향도 크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일정이 발표되고 해당 지역에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각종 조사에서 청약 의사가 가장 높게 나타난 하남에는 거주요건을 채우기 위해 이사를 고려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14일 ㈜직방이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하남시는 올해 들어 아파트 전셋값이 13.3% 상승해 경기도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 됐다. 같은 기간 경기도의 상승률(4.9%)를 두 배 웃도는 수준이다.

하남은 3.3㎡당 아파트 전세거래가격이 1433만원 선에 형성됐다. 최근 풍산동 하남힐즈파크푸르지오2단지 112㎡A형이 5억원선에 거래됐다. 올해 입주한 하남감일스윗시티14단지는 71㎡A타입이 4억원선에서 전세 거래가 형성됐다.

전용 84㎡기준으로 전셋값이 7억원을 돌파하는 사례도 나왔다. 학암동 위례롯데캐슬은 지난달 7억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졌다. 이후에 5억~6억원대도 체결됐다. 2016년 2월 준공된 1673가구의 아파트다. 매매가는 12억원으로 지난달 최고가를 기록했다.
3기 신도시가 뭐길래…급등한 하남 전셋값, 매물까지 '급감'
전세가 6억원 이상으로 체결된 아파트가 지난 달부터 줄줄이 나왔다. 3기 신도시의 구체적인 청약 내용이 발표되면서 전셋값은 더욱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사강변신도시에서는 선동 미사강변센트리버(6억6500만원)를 비롯해 망월동 미사푸르지오(6억6000만원), 망월동 미사강병골든센트로(6억5000만원) 등에서 전셋값 신고가가 나왔다. 미사강변동일하이빌은 이달들어 6억원에 전셋값이 나왔고, 덕풍동의 하남풍산 아이파크 5단지와 하남감일스위시티, 리버나인 등은 지난달에 6억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나 사전청약이 예정된 곳에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 주민에게 우선 공급되는 기회를 공략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본청약까지는 최대 2년 이상 거주의무 기간을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 사전청약을 진행하는 곳을 노린다면 적어도 올해에는 대상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긴다면 청약 성공 가능성이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하남에서 전세매물이 충분히 나오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2018년 9월부터 12월에 전세 거래 매물이 2년이 지난 현재, 재계약시점이 도래하면서 전세매물이 출시될 것으로 가정해서 계산했을 때 수도권에서 하남은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인천이 8906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에서는 △용인(5243건) △성남(4971건) △고양(4790건) △수원(3491건) △화성(3071건) 등의 순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연말까지 하남에서 나올 전세매물은 1659건으로 나타났다. 2018년 1월부터 8월까지는 2523건이 거래됐고, 2018년 전체 거래된 물량 중 39.7%가량이 지금부터 연말까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임대차3법 시행으로 임차인의 계약 갱신 요구가 많을 경우 출회매물이 더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호연 직방 매니저는 "하남은 2년전 전세 거래가 진행된 매물이 적었고, 신규 아파트도 많지 않았다"라며 "당분간 전세 매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3기 신도시와 주요 지역에 사전 청약을 위해 유입되는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인접한 서울 등지에서 이동했다면 공급 정책의 목적에 부합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원 취지에 맞는 인구 이동이 진행됐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