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2015년 4월 기존 힐스테이트와 별도로 ‘디에이치(THE H)’ 브랜드를 내놨다. 당시 서울 재건축 시장의 ‘최대어’였던 서초구 ‘삼호가든 3차’ 수주전이 한창이었다. 디에이치 브랜드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4500만원이 넘는 단지에 적용된다. 이후 지난해 입주를 마친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를 비롯해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방배5구역, 용산구 한남3구역 등을 연달아 수주했다.

디에이치·아크로·푸르지오써밋·르엘…고급 브랜드 경쟁
현대건설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 등 고급 주택을 선호하는 수요자들은 가격이 더 비싸더라도 ‘특별함’을 추구한다”며 “디에이치는 최상층 주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입 주방기구, 리조트와 비슷한 넓은 커뮤니티 공간, 고급스러운 조경 등을 갖춘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하이엔드(최고급) 브랜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의 키워드로 떠오른 게 바로 브랜드다. 차별화한 설계와 고급 이미지를 원하는 소비자의 수요를 겨냥하기 위해서다.

대림산업의 ‘아크로(ACRO)’는 기존 고급 주상복합 브랜드인 ‘대림아크로빌’에서 가져왔다. 고급 주거 형태가 주상복합에서 아파트로 넘어오면서 ‘e편한세상’과 별개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는 얼마 전 3.3㎡당 매매가가 1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5월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무순위 청약에는 3가구 모집에 26만여 명이 몰렸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아크로’ 브랜드가 들어간 단지는 주요 지역 대장 아파트”라며 “브랜드 철학을 홍보하기 위해 강남구 신사동에 ‘아크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기존 ‘푸르지오’ 브랜드에 정상, 꼭대기란 뜻의 영어단어 써밋을 붙여 ‘푸르지오 써밋’을 선보였다. 서울 서초구 ‘서초삼호1차’를 재건축한 ‘서초 푸르지오 써밋’에 처음 도입했다. 이어 ‘반포 센트럴푸르지오 써밋’, ‘용산 푸르지오 써밋’, ‘과천 푸르지오 써밋’ 등을 분양하며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건설도 롯데캐슬과 별도로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출시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르엘 신반포’ ‘르엘 신반포 센트럴’과 강남구 대치동 ‘르엘 대치’ 등 강남권 단지에 적용했다. 세 단지의 3.3㎡당 분양가는 4800만원 안팎이다.

삼성물산과 GS건설은 기존 브랜드에 단지 특성에 맞는 ‘펫네임’을 붙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래미안 대치팰리스’ ‘개포 래미안 블레스티지’ ‘래미안 첼리투스’ 등 기존 래미안 브랜드를 활용한다. GS건설도 ‘반포 센트럴 자이’ ‘서초 그랑 자이’ ‘서울숲 리버뷰 자이’ 등 각 지역 특색에 맞는 펫네임을 붙이고 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