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 시대의 도래로, 연 1% 이자의 은행 예금도 찾기 힘들어졌다. 이제 자산증식을 위한 투자는 필수다. 은행 이자 이상의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투자상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문가를 통해 들어본다.[편집자주]


"우리나라 집값 어떻게 생각하세요? 부동산에 투자는 하고 싶지만 목돈은 없고, 너무 많이 올랐죠. 그나마 덜 오른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 뭘까요? 이럴 때 매력적인 게 '해외 부동산펀드'입니다."(한동우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

부동산 투자는 흔히 '꿩도 먹고 알도 먹는 투자'라고 불린다. 부동산에서 나오는 임대료는 물론 매각 차익까지 얻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임대료와 차익을 둘 다 실현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국내에서 임대료 수익은 상업용 건물에서, 차익은 아파트에서 얻는 게 보편적인 투자로 꼽힌다. 이제는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나날이 가중되는 정부의 규제와 세금부담을 고려하면 부동산 투자를 통해 맘 편히 투자이익을 실현하기는 어려워졌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틈새를 파고든 펀드가 해외 부동산펀드다. 해외 부동산 시장은 규제가 급격히 변화하지 않는데 다 외국인의 간접 투자가 비교적 쉬운 구조다. 일본과 베트남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그동안은 사모펀드나 기관투자자들의 전유물 정도였지만, 공모펀드가 하나둘씩 나오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포문을 본격적으로 연 장본인이 한 상무다. 지난 26일 한 상무를 만나 최근 일본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과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잃어버린 20년?…일본 부동산은 상승 중

한 상무는 2017년 국내 1호 공모형 일본 부동산펀드를 만든 인물이다. 일본 도쿄 도심에 위치한 '아리아케 센트럴타워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었다. 3년간 연평균 약 6.3%의 수익률을 거뒀다. 특히 3년 만에 약 450억원의 매각 차익을 올리며 부동산펀드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했다.
한동우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비즈니스부문장(상무)은 지난 26일 진행된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해외 부동산펀드는 적은 금액으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어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한동우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비즈니스부문장(상무)은 지난 26일 진행된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해외 부동산펀드는 적은 금액으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어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한 상무는 지난달 27일에는 일본 도쿄 치요다구(千代田) 소재의 13층 오피스빌딩을 자산으로 하는 '한국투자도쿄기오이쵸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파생형)'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최소 가입 금액이 500만원으로 목표 수익률은 연 5%대다. 출시 5일 만에 429억원을 모집하며 완판했다. 그는 "가입 금액이 적어 자산가와 함께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주식에만 투자하던 분들도 부동산펀드로 많이 넘어왔다"고 했다.

일본 부동산 시장은 '잃어버린 20년'으로 대변되며 거품경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일본 부동산은 1990년대 폭락했고 이후 20년 이상 장기침체에 빠졌다. 일본 전역의 집값과 땅값은 폭락했고 대도시 외곽에 조성됐던 신도시에는 빈집이 늘어났다.

하지만 일본 부동산 시장은 이미 체질이 달라졌다는 게 한 상무의 설명이다. 그는 "일본은 2027년을 목표로 도쿄도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도시재생을 진행하고 있다"며 "50~60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을 짓는 대대적인 도시재생 계획이 진행되는 만큼 일본 부동산 상승세는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일본 부동산은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버블경제 시절과는 다르게 낮은 금리와 안정적인 금융시장이 받쳐주고 있어서다. 일본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0.1%다. 한 상무는 "부동산 매입대금의 상당 부분을 대출에 의존하고 있어 낮은 금리와 안전한 시장 상황이 중요하다"며 "선진국인 일본과 유럽이 모든 면에서 가장 유리한데, 부동산 시장 상승세를 감안할 때 일본 부동산이 가장 우수하다"고 언급했다.
잃어버린 20년 깨부순 일본 부동산, 수혜 누린 OO [이와중에 5%]
펀드의 기초가 되는 자산은 '오피스 빌딩'이다.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한 좋은 입지에 있는 빌딩. 그리고 공실률이 낮은 도쿄 오피스가 그의 투자처다. 한 상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도쿄 오피스빌딩의 공실은 2.7%밖에 되지 않는다"며 "강남 오피스빌딩 공실률이 15% 정도인 걸 감안할 때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안정성만 놓고 보면 주거용 빌딩이 좋지만, 매각차익이 적어 수익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며 "상가는 경기 변동에 영향을 받고, 물류창고는 매각이 쉽지 않아 선호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부동산 성장세 주목…펀드는 구조 간단해야"

한 상무는 베트남 부동산의 성장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선진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판단다. 한 상무는 "베트남을 가보면 우리나라의 1980년대 모습이 보인다. 압구정, 논현동이 될 지역이 많다"며 "선진국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지만 매각차익과 투자 수익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부동산펀드에 투자할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 한 상무는 어떤 부동산을 자산으로 하는지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동산펀드도 결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구조의 펀드에 투자해야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 상무는 "복잡한 구조의 펀드는 수익성은 높더라도, 한 쪽에서 문제가 생기면 펀드 전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부동산펀드는 임대수익과 매각 차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는 점에서 간단하고 안정성이 높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구조의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김기운 한경닷컴 인턴 기자